[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삼성전자가 백혈병 문제의 해결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 백혈병 문제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1000억원의 사내기금을 조성하며 백혈병 문제를 '사회적 부조'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3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는 긍정적인 입장을 전달하고 삼성전자와 다음 달 말까지 직접 협상을 하겠다고 밝혀 서로간 우호적인 대화의 물꼬가 터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2일 "조정기간이 8개월 넘게 이어지는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온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반도체와 백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조정위원회의 취지를 반영하고 가족들의 아픔을 신속하게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안은 보상금 지급과 예방활동 및 연구활동에 쓰이도록 1000억원의 사내 기금을 조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 같은 보상 규모는
산재 신청자 57명 중 노동 당국과 법원에서 산재를 인정받은 근로자가 7명인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으로 큰 규모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삼성전자가 사내기금 조성을 택한 것은 조정위가 권고한 사단법인 설립이 절차가 복잡해 보상에 시간이 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내기금으로 조성하면 따로 법인설립에 따르는 절차 없이 신속하게 보상을 집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공익법인을 개설해 상설기구와 상근인력 운영 등 보상 이외의 목적에 재원의 30%를 쓸 수 있게 하는 것보다는 고통을 겪은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다 최종적으로 사내기금 안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은 신속하게 이루어지되 대상 질병을 포함한 원칙과 기준은 가급적 조정위가 권고한 방식을 존중하기로 했다. 1군과 2군에 적용하도록 돼있는 미취업 보상과 위로금은 두 항목을 합쳐 2년간 평균임금(성과급 제외)의 70%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 계산할 경우 약 17년 근속후 받는 퇴직금과 비슷한 규모에 해당한다.
특히 피해자 가족들이 주장해온 대로 상주 협력사 퇴직자도 삼성전자 퇴직자와 동일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해 보상하기로 범위를 넓혔다.
이번 보상은 위로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당사자와 가족은 이와는 별도로 여전히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가대위는 삼성전자와 다음 달 말까지 직접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조정위가 내놓은 중재안에 대해 수정요구를 한 데 이어 구체적인 협상 시점을 제시한 것이다.
가대위는 "조정위 권고에 따라 삼성전자가 1000억원의 보상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점, 가대위가 주장해 온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보상을 포함시키기로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앞으로 삼성전자와 당사자 협상을 통해 사과와 보상 문제를 신속히 합의하고 대책에 대해서도 공감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2007년 3월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의 죽음 이후 제기된 삼성전자 반도체 LCD 공장의 직업병 문제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모임인 반올림의 문제제기 끝에 지난해 5월 권오현 대표이사의 사과<사진>를 계기로 화해의 물살을 탔다.
그러다 삼성과 반올림의 입장차가 심해 난항을 겪는 중에 교섭에 참여한 피해자·가족 8명 중 6명이 지난해 8월 따로 가대위를 꾸린 바 있다. 가대위의 제안을 삼성이 수용하면서 지난해 10월 조정위 구성이 합의돼 보상 기준과 규모가 논의돼 왔다.
삼성전자는 "약속한 모든 내용에 대해 즉각 실천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반영함으로써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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