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사내 단합대회를 위해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던 대보그룹 직원이 산행 도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대보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회사 단합대회 차원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던 대보정보통신 사업부 김모(42) 차장이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경찰은 김 차장의 사인을 심근경색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유가족 측은 무리한 산행을 사인으로 지적하며 “평소 건강했던 이가 회사의 강제 산행 때문에 죽었다. 버스에서 쪽잠을 잔 뒤 새벽부터 산에 오른 게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산행은 새벽 4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측은 “강제성이 없었다”며 반박하고 있다.

대보그룹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지리산 인근에 도착, 오전 12시30분부터 4시까지 숙소배정 후 쉬는 시간을 가졌다”며 “등산 시작 전 컨디션이 안 좋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총 120명이 참석해 20명 정도는 산에 올라가지 않았고 10명은 중도 하산했다. 사정이 있다면 충분히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가하지 못한 직원은 자비로 지리산에 가서 ‘천왕봉 등정 인증사진’을 찍어 제출해야 한다”는 한 직원의 증언에 대보그룹 측은 “일부러 안 가는 직원들을 독려하려는 방법이었다”며 “회사에서 주최한 행사는 맞지만, 사정이 있다면 빠질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가족 측에는 어떤 말씀을 드려도 위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보상 문제는 현재 논의 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변호사를 통해 산재처리를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직원들은 대보그룹 내에 ‘점심시간 엘리베이터 사용금지’ 규칙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어기다 적발될 경우 지하 2층에서 지상 10층 계단을 20회 왕복해야 한다. 경영진은 일부 직원들에게 체중 감량을 지시하며 각서를 쓰게 했다.

대보그룹 관계자는 “‘건강한 체력에서 경쟁력이 나온다’는 게 기업 문화라며 이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대보그룹 본사는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해 있다. 이 건물 6층에서 2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한다.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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