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무려 21만 명이 몰렸습니다. 제주항공에서 지난 13일부터 진행한 항공권 할인 이벤트에 말이죠.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종합운동장 주 경기장 수용인원이 7만 명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네티즌이 몰렸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가 동시 접속하자 당연히 예약시스템은 다운됐고, 이날만을 벼르던던 고객들은 맥이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관심과 경쟁이 한소끔 가라앉자 이상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14일 포털사이트와 SNS,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제주항공 접속 후기로 시끄러웠습니다. 반응 먼저 살펴볼까요?
“제주항공 어제 접속 안 돼도 3시간 동안 컴퓨터와 아이패드를 이용해서 접속 시도했다. 그런데 결국 자기들 마음대로 국내선 다시 오픈하고 다 매진됐다. 거기 죽어도 안 타고 만다.”
“마비 전 예약하려던 티켓이 오늘 들어가서 보니 1만원 올라가 있네요. 티켓 금액 올리려고 서버다운 시킨 건가. 농락당한 기분이네.”
“회원 수 늘리려는 꼼수 부리고 특가 준다 하고 표 없고. 특가 건지면 탈퇴해야지. 고객을 들었다 놨다 하네. 갑질에 잠 못 자고 울컥!”
“작년 이벤트 때도 사람 엄청나게 몰려서 서버 버벅 거렸는데. 게다가 이번에는 더 싼 가격에 SNS나 기사로 공격적인 홍보 해놓고 이 정도 성원을 보내주실 줄 몰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느 정도는 의도적으로 신규회원 받으려는 심보가 있던 거로 보이네.”
“제주항공이 얻은 건 10만 명 넘는 신규회원정보.”
제주항공 특가 이벤트는 13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홈페이지는 일찍부터 먹통이었죠. 결국 제주항공은 밀려드는 인원을 주체하지 못하고 할인 판매 방식을 변경했습니다. 모든 노선의 특가 항공권을 동시 판매했던 것과는 달리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권을 순차적으로 오픈하기로 한 것입니다.
지난 11일 최대 98%의 할인율을 자랑하며 대대적으로 이벤트 참여를 독려했던 제주항공의 준비가 미비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네티즌의 지적처럼 이벤트 공지 이후 실제 제주항공에 회원가입을 한 인원은 12만 명. ‘항공권 할인으로 보는 손해를 신규회원 정보로 대신했으니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이벤트를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당시 최대 4만 명이 예약시스템에 접속했고 올해도 그 정도를 내다봤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예상보다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렸다”며 “이런 상황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고의는 아닐지라도 저렴한 가격에 낭만적인 휴가를 꿈꾸던 네티즌들의 소망은 그들과 조금 멀어지게 되었네요.
고객을 위해 마련한 이벤트가 회사를 위한 것이 돼버린 격입니다.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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