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SK그룹 계열사가 최태원 회장 내연녀의 아파트를 고가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현직 SK계열사 사장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SK 그룹 측은 당시 SK에너지 대표가 관여한 건 맞다고 인정했지만, 부당행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이 확산 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4일 재미블로거 안치용씨가 운영하는 '시크리트오브코리아'에 따르면 당시 SK에너지 인터내셔널 싱가포르 법인장이었던 SK임업 이모 사장은 싱가포르에 '버가야인터내셔널 유한회사'가 설립된 이후 SK 해외계열사인 SK에너지 인터내셔널이 인수하고 증자하는 과정에서 대표로서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버가야인터내셔널은 최태원 회장 내연녀로 알려진 김씨의 아파트를 고가에 매입해 준 혐의를 받고 있는 SK 계열사다.
사건은 이러하다. 2010년 2월 설립된 버가야인터내셔널은 2010년 3월 싱가포르에서 특별주주총회를 열어 당시 한 명이었던 주주 구모 씨가 가진 발행주식 1주(1싱가포르달러) 전부를 SK에너지 인터내셔널에 넘겼다.
SK계열사가 된 버가야는 주주총회를 열어 9만9999주로 증자하고 자본금을 10만 싱가포르달러로 늘렸다. 신주발행을 결의한 주총 회의록에는 SK에너지 인터내셔널을 대표해 이모 사장이 사인한 내용이 담겨 있다. 버가야인터내셔널을 SK계열사로 편입한 사람이 이씨인 것이다.
버가야는 증자 후 약 40일 뒤인 4월에 내연녀로부터 시세보다 비싼 가격인 24억원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인 아펠바움을 매입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버가야 인터 주주대표가 이씨였으므로 버가야를 싱가포르에서 관리 감독한 사람도 이씨라는 인과관계가 성립된다.
최 회장의 내연녀인 김씨는 2008년 15억5000만원에 구입한 아파트를 버가야에 8억5000만원(55%) 오른 24억원에 팔아 SK그룹의 부당의혹 지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김씨가 가진 외국환을 신고하지 않은 데 대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향후 의혹이 밝혀질 경우 검찰 수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버가야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월 5일자로 강씨를 이 법인의 이사로 선임했으며 지난 1월 9일 싱가폴정부로 부터 발급받은 법인서류에도 강씨가 이사로 기재돼 있다.
이에 대해 SK 그룹 측은 "이 씨가 당시 SK에너지 대표로서 관여한 건 맞지만, 아직 버가야의 부당행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이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