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검찰이 '청와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60)씨가 관여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후원했던 기업들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조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31일 정현식 당시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으로부터 80억원을 후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SK그룹 박모 전무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지난 2월말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를 찾아가 펜싱 테니스 배드민턴 등 비인기 종목의 유망주 훈련을 지원해 달라며 박 전무에게 80억원 후원을 요청했다.
SK그룹은 처음에는 사업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후원 제의를 거절했다가 이후 "아무 조건 없이 3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역제의했다. 최순실씨가 이를 거부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 3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 소진세 사장과 이석환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다음 날 새벽까지 조사했다. 롯데는 지난 5월말 70억원을 후원했다가 지난 6월초 전액을 되돌려 받았다.
검찰은 롯데그룹 주요 경영진에 대한 검찰의 내사가 진행되는 시기에 지원금을 줬다가 압수수색을 앞둔 시점에 되돌려 받은 이유를 집중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삼성과 한화 등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활동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과 한화 등 대기업 관계자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전망이다.
두 재단의 출연금 모금 창구 역할을 한 전경련도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주요 사업 추진 일정이 스톱됐다. 전경련은 검찰 수사가 종료되는 대로 쇄신안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기업은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청와대의 요구를 받고 출연금을 냈다면 이 돈은 뇌물 성격으로 봐야 한다는 게 법조계 일각의 분석이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