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귀국에 주목받는 KT…차씨에 광고 맡기고 지인도 채용해줘

차은택 귀국에 주목받는 KT…차씨에 광고 맡기고 지인도 채용해줘

기사승인 2016-11-10 05:00:00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이권 개입 의혹을 받는 차은택씨(48)가 귀국하면서 KT가 주목받고 있다. KT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차은택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광고 몰아주기를 한 대표적인 회사다. 

9일 정치권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CF감독인 차은택씨는 최순실(60)씨가 관여한 미르재단에 측근을 앉혀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한데다 자신의 회사에 KT 등 대기업 광고 일감도 따냈다.

차씨의 광고를 많이 써준 대기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KT다. 차은택씨가 소유한 아프리카픽처스와 차씨의 측근을 앉힌 더플레이그라운드가 KT광고 24건 중 11건을 제작했다. KT광고 중 6건은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5건)과 오리와새(1건)를 거쳐 아프리카픽처스에서 제작됐고 5건은 플레이그라운드가 직접 수주했다. 차씨는 자신이 몸담은 회사인 이 두 회사에 KT 광고를 몰아주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차씨는 청와대를 거쳐 본인의 지인인 이동수 KT IMC마케팅부문 전무(55)를 황창규 KT회장에게 추천해 채용시켰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무는 차씨가 일했던 영상제작업체 ‘영상인’의 기획실장 출신이다. 차씨가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에 오르자마자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이 VIP 관심 사항이라는 점을 앞세워 KT에 인사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나타나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하고 황 회장의 진술서를 받았으며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두 달 전인 지난해 2월 이 전무는 KT에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입사했다. 그해 11월 마케팅부문을 총괄하는 IMC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전무는 KT 측 광고 담당으로 차씨에게 일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차 감독, 이 전무와 함께 같은 ‘영상인’ 출신이었던 김종덕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오르는 등 문화 관련 인사를 사실상 차씨가 좌지우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장관은 차씨의 더플레이그라운드에 문체부로부터 ‘국민들의 온라인 놀이터’라는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역시 차씨의 입김이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픽처스를 고용해 광고를 제작한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에는 안 전 비서관의 딸(31)이 다니는 등 청와대-KT-제일기획 사이의 관계도 주목되고 있다.

KT가 운영하는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순실이 관여한 회사 더블루K와 함께 지난 3월 스포츠 발전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논의하기도 했다. KT는 최순실이 관여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11억원과 7억원 등 18억원을 출연해 출연금이 전체 기업 중 13위다. KT는 이사회를 열어 11억원을 출연했고 7억원은 경영위에서 통과한 바 있다. 

다양한 의혹에 대해 KT는 강하게 해명했다. KT는 차씨에게 일감을 준 의혹에 대해 “업계 관행에 따라 제일기획, 오리와새 등 광고대행사와 계약을 맺어 그 광고대행사에서 제작사를 선정하는 것"이라며 "제작 및 연출의 선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출연금 같은 경우는 전경련에서 문화나 스포츠 사업 등에 대한 좋은 취지로 하는 것이라고 들어 참여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무 채용 건과 관련해서는 "검찰 수사 중이기 때문에 코멘트하기가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일각에서는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전환한 포스코나 KT와 같이 주인 없는 회사들에에서 비선 실세들의 내 맘대로 주무르기가 통한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이다. KT의 주인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어 오며 수난을 겪었다. 

일례로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측근인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KT의 수장으로 앉힌 바 있고 이 회장은 무궁화 위성 헐값 매각, KT사옥 헐값 매각, 친인척 회사 밀어주기 등 다양한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현재 KT의 회장인 황창규 회장은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을 맡았다. 최근에는 미르재단 후원금 출연과 관련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인 없는 기업인 KT로서는 청와대의 압력에 굴복하기 쉬웠을 것”이라며 “KT가 주인 없는 기업으로서 정권의 이해관계와 함께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