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개정을 두고 산업계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강업계, "일단 다행…양호한 결과"
이번FTA개정안에 따르면 한국산 철강이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철강재 수입 1위이며 대미 철강 수출 3위인 우리나라를 러시아, 터키, 중국, 베트남 등과 함께 53% 관세를 부과하는 12개국에 포함한 바 있다.
관세 면제를 받는 대신 우리 정부는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에 대한 쿼터(수입할당)를 수용했다. 쿼터는 2015~2017년 대미 평균 수출량인 383만t의 70%인 268만t으로 지난해 수출량의 74% 수준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안보를 이유로 철강수입을 일방적으로 규제하려했던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서 한국이 제외된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국가면제 조건은 2015~2017년 평균수입물량의 70%로 한국산 수입을 제한한다는 것으로 이는 작년도 대미 철강수출의 74% 수준"이라며 "이같은 협상 결과는 미국이 당초 작년 철강수입의 63% 수준으로 제한하려 했던 것보다 양호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자동차업계. "불만… 미국 시장 진출 어렵다"
자동차 업계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가 한국 안전기준을 맞추지 못해도 자국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업체별로 연간 5만대까지 국내에 수출할 수 있다. 또한 국내산 픽업트럭에 관한 25% 관세를 2041년까지 20년 연장했다.
픽업트럭은 뚜껑 없는 적재함을 장착한 차량으로 2~3인승 1열 시트를 갖춘 객실 또는 4~6인승 2열 시트를 갖춘 더블 픽업의 형태로 나뉜다.
미국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픽업트럭은 280만대 규모로 전년 보다 4.8% 증가했고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의 베스트셀링카 3종인 포드 F시리즈, GM 실버라도, FCA 램 1500 모두 픽업트럭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는 미국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픽업트럭을 개발할 예정이었다. 실제 현대자동차는 현재 미국시장을 겨냥한 픽업트럭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차 관계자는 "25%의 관세를 물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픽업트럭을 수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브랜드 "긍정적·라인업 강화"
이번 FTA개정안에 따라 미국 자동차는 한국 안전기준을 맞추지 못해도 자국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업체별로 연간 5만대까지 국내에 수출할 수 있다. 이에 미국차에 대한 안전기준이 완화되면서 미국 브랜드 입장에서는 무관세일 뿐 아니라 새로 한국 인증을 받기 위해 비용과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차종을 소량이라도 공격적으로 한국에 들여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당장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면서 "글로벌 모델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해 라인업이 강화 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추가 투자비가 들어가지 않는 부분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함께 단기적으로는 미국 차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어 판매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