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있어도 알아야 할 인물”… ‘이몽’이 김원봉을 내세운 이유

“논란 있어도 알아야 할 인물”… ‘이몽’이 김원봉을 내세운 이유

기사승인 2019-05-02 17:00:02

두 가지 길에서 하나의 꿈을 좇는 이들이 있다. 방법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바로 조국 독립이다. 드라마 ‘이몽’은 조국을 위해 여러 갈래의 투쟁을 불사한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박진감 있게 담아내,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각오다.

2일 오후 서울 성암로 MBC 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특별기획 ‘이몽’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유지태, 이요원, 임주환, 남규리 및 연출을 맡은 윤상호 PD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몽’은 MBC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준비한 기념 드라마다. 1930년대 김구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벌였던 독립투사들과, 김원봉을 필두로 무장항일투쟁을 이끈 비밀결사 의열단의 활약이 펼쳐진다.

특히 ‘이몽’은 대중문화 콘텐츠 중 처음으로 약산 김원봉을 전면에 내세워 방영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김원봉은 의열단을 조작해 무장항일투쟁을 벌인 독립운동가로, 광복 이후 월북했고 정치가로 활동해 정치·이념적으로 논란이 있는 인물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 문제로 논쟁이 일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도 “왜 약산 김원봉인가”라는 질문이 거듭됐다. 윤 PD는 “김원봉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인물”이라면서도 “하지만 창작자로서 김원봉이 독립운동사에 그은 큰 획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고 답했다.

김원봉의 일대기를 다루지 않고, 인물에 대한 각색이 진행되었음에도 이름을 바꾸지 않은 이유도 밝혔다. 윤 PD는 “김원봉과 그가 만든 의열단이라는 단체를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저희가 창출해낸 김원봉을 통해 시청자에게 무엇인가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원봉 역을 맡은 유지태는 “실존인물을 연기할 때는 제가 맡은 김원봉이 아니어도 부담감이 있다”며 “극 중 김원봉은 의열단장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역할이다. 실존인물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우려하시는 부분들에선 충분히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이 1930년대다. 이념의 갈등, 대립의 시대와는 다르다. 독립투쟁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논란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드라마에 담은 진심도 강조했다. 유지태는 “이 드라마를 촬영하며 한 장면을 꼽기 힘들 정도로, 매순간 가슴이 울렸다”며 “항일투쟁을하고 독립을 말할 때 눈물이 났다. 선조가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이 기려지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요원은 일본인 손에서 자란 조선인으로 천재 외과의사이자 독립군 밀정, 두 가지 길을 걷는 이영진을 연기한다. 이요원은 “이영진이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밀정의 길을 가게 된 이유에 관해 생각하며 촬영했다”며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이와 같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 굉장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밖에도 조선총독부 법무국의 일본인 검사 후쿠다 역을 맡은 임주환, 경성구락부의 재즈싱어 미키로 분한 남규리가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임주환은 “사랑과 일, 신념과 뜻이 모두 분명한 인물”이라며 “제가 생각해도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자신의 배역을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규리는 “본능적인 직감력이 뛰어난 인물을 맡아, 현장에서 계산하지 않고 촬영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PD는 ‘이몽’이 드라마인 만큼, 극적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윤 PD는 “답답하지 않은 드라마”라며 “시청자에게 청량감과 쾌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오는 4일 오후 9시5분 첫 방송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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