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국내 많은 미디어들이 네이버를 ‘국내 토종 포털’이라고 불렀고 지금도 네이버가 한국 내수용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네이버 안에 들어와 보면 모든 조직과 구성원이 글로벌에 방점을 찍고 있다. 창립 20주년을 맞아 아예 회사의 정체성 자체를 ‘글로벌 도전의 집합체’라고 정의 내렸다.”
네이버 설계 조직을 총괄하고 있는 김승언 아폴로 CIC 대표는 29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 2019’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산업에선 사용자들이 ‘국경’과 상관없이 좋은 서비스를 사용하고, 기업은 1등이 승자독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재 네이버는 글로벌 IT공룡기업들과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IT업계 예비 디자이너나 현직자들은 다양한 문화권 사용자들의 서로 다른 니즈를 파악하고 서비스하는 만큼, 국가나 지역에 따라 디자인 전략을 차별화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게 중요해졌다.
김승언 대표는 “지금은 가히 디지털 제국의 시대라 불리며 국내 검색시장을 놓고 자웅을 겨루던 10년 전 환경과 너무 달라졌다”며 “네이버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돈이 많고 가장 많은 인재와 기술이 모인 회사들과 매일 실시간으로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에게 글로벌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유일한 길인 셈이다.
김 대표는 “국경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을 더욱 공고하게 지킨다는 것은 말도 안 되고 국내 사용자들도 글로벌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어 국내 시장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시장만을 생각했다가는 점점 경쟁력을 잃고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네이버 디자이너들은 발전하는 IT기술을 빠르게 적용하면서도 사용자가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웹툰, 그룹형SNS(밴드), 캐릭터(라인프렌즈), 라이브 동영상(브이라이브), 메신저(라인), 비즈니스채팅(라인웍스) 등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은 IT인프라가 강력해 사용자들이 트렌드가 민감하고 서비스 만족 기준이 매우 높다”며 “지난 20년간 기준 높은 사용자들과 호흡하면서 훈련된 디자이너들의 저력이 현재 네이버 수출 자산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네이버는 미국, 일본, 유럽 동남아시아 등 세계 여러나라에 맨 땅에 헤딩하는 시장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네이버 직원들은 향수병에 걸리기도 하는 등 많은 고생을 했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고백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에 대한 결과물로 “이런 과정을 거쳐 네이버는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자본력과 기술이 부족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성공한 작지만 강한 아이템으로 그들이 다룰 수 없는 세심한 경쟁력을 기를 수 있다는걸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디자인 콜로키움에서 웹툰은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를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 전략에 대해 발표했으며, 밴드는 미국에서 방과 후 활동(After School Activity)그룹을 집중 타겟팅하며 그룹 커뮤니티 시장 개척을 위한 글로벌 도전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네이버 랩스에서는 ‘사람을 배려하는 로봇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HRI(Human-Robot Interaction, 사람과 로봇의 상호작용 설계)디자인에 대한 연구와 발전 과정에 대해 공개했다.
이외에도 네이버 ‘프로젝트 꽃’ 산학 협력 과제의 일환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디자인학부와 함께 진행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연구 과제도 발표됐다. 또 날개 안상수 총괄 디렉터가 네이버 ‘한글 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의 일환으로, 한글 부리 글꼴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 시키는 ‘마루 글꼴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
한편, 올해 3번째로 열린 네이버 디자인 콜로키움은 IT업계 예비 디자이너와 현직자들을 대상으로 네이버 디자인과 경험 노하우를 나누는 자리다. 1회 때 네이버는 ‘디자이너’를 ‘설계자’라 부르며 이들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2회때 이들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면 올해는 설계자들의 글로벌 활약상에 대한 내용을 공유했다. 디자인 콜로키움은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인 600여명이 참석해, 디지털 테크 디자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