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현장 요구 높았던 임브루비카 급여확대, 급여 청신호 언제 켜질까? 

진료현장 요구 높았던 임브루비카 급여확대, 급여 청신호 언제 켜질까? 

기사승인 2022-06-22 08:16:02
(왼쪽부터)엄기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 김국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기준부 부장,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오창현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과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사진=박효상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단계에서부터 건강보험 재정 영향이 검토되면서 급여 결정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회의원실 주최 쿠키뉴스 주관으로 진행된 ‘희귀암 환자를 위한 최신 치료제의 조기 접근성 개선 정책 토론회’에서 환자 수가 적어 소외되어 어려움을 겪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들을 위한 임브루비카(이브루티닙) 1차 요법 급여확대의 시급성이 논의되었지만 올해 4월과 5월 열린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에 해당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치료제 ‘임브루비카(성분명 이브루티닙)’는 2020년 10월과 2021년 10월 두 차례 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았으나 급여 확대가 좌절되었고, 올해 상반기 암질심 안건으로도 상정되지 않아 급여권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주로 60~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발병하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지 않으면 임상 경과가 수년에서 수십년까지 이어지며, 매년 국내에서 새롭게 진단되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는 120~130명대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1차 치료를 잘 마치더라도 환자의 약 절반은 3년 이내에 재발을 경험하기 때문에 처음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에서부터 높은 재발률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약제 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만성림프구성백혈병 1차 치료의 대부분은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FCR 요법으로 진행된다. FCR 요법은 세포독성항암제인 플루다라빈,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와 단일클론항체 약물인 리툭시맙을 병용해 사용하는 것으로, 4주마다 최소 4일의 입원이 필요한 항암치료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동반질환 또는 염색체 변이가 확인된 경우 투약 가능한 급여 약제는 오비누투주맙과 클로람부실을 병용한 GC요법이나, 현재 클로람부실은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되는 비급여 약제로 공급에 다소 제한이 있어, 보다 안정적인 1차 치료를 위해서는 이브루티닙과 같은 치료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등 해외 유수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재발이 잦고 고령 환자 비율이 높은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특성 상 1차 치료에 경구용 약제인 임브루비카 사용이 권고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임브루비카 1차 치료에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실질적인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엄기성 교수는 “치료제 비용을 부담할 수 없어 차선의 치료제를 선택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고,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해 환자 10명 중 1명을 잃고 있다”며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치료제가 있는데, 어쩔 수 없이 예후가 좋지 않은 약을 쓰면서 교과서적인 치료를 하기 어려운 실태가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임브루비카 1차 급여확대에 대해 김국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기준부 부장은 “임브루비카 1차 급여확대에 대한 심의 진행 시 임상적 유용성은 괜찮았다. 만성질환 보다 환자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재정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기존 대체약제 보다 부담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약사의 재정분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2차 치료제로 급여 등재된 약을 1차 치료제로 등재시키려면 제약사들도 노력해야 한다는데 동의를 표하며, “환자 입장에서 행정절차가 늦어져서 약이 없는 것도 아닌데 염색체 변이로 치료효과가 없는 약제, 고령이어서 효과가 떨어지는 약을 1차 치료에 계속 쓰는 것은 굉장히 억울한 일이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정책토론회 좌장을 맡은 성균관의대 김석진 교수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은 연간 150~200명 발생하지만 실제로는 약 3분의 1은 경과 관찰을 하기 때문에 10년이 누적되어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수는 1500여명 수준이다. 전체적인 환자 수와 그 중에서도 65세 이상 동반질환이 있어 장기간 BTK억제제 이브루티닙 치료가 필요한 환자 수는 그렇게 많지 않아, 경제적 측면에서 비용부담이 큰 사례인지 다시 한번 살펴본다면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