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신생 창업기업)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자금이다. 아이디어가 혁신적이어도 자금이 부족하면 사업화하기 힘들다. 대부분 안정권에 진입하기 전까지 투자에 의존하는 이유다. 인력을 모으는 일도 큰 과제다.
9일 ‘컴업(COMEUP) 2022’ 행사장에서 만난 창업가들도 이런 고충을 털어놨다.
‘리플라’는 미생물을 이용해 플라스틱 순도를 향상시키는 솔루션 기업이다. 학생 시절 창업한 서동은(25)대표도 창업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을 전했다. 연구에 매진하다보니 대학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학위를 따지 못해 불리한 경우도 많았다. 기술평가 우수 인증을 받고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한 기업이지만 정부과제 심사에서 후순위로 밀려났다.
서 대표는 “자금도 그렇고 기술 신뢰도가 중요해서 박사학위를 받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면 연구가 끊기고 못할 것 같아 포기했더니 역시나 신뢰를 안 해주는 문제들이 생겼다”며 “그걸 보완하려고 박사급 인재를 뽑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다”고 전했다.
식물성 재료를 이용해 지속가능한 미래식품을 개발하는 기업인 ‘메타텍스쳐’도 고민이 많다. 식감이 일반 계란과 90% 이상 일치한 ‘식물성 계란’을 만들 수 있지만 생산 공장을 짓기 위한 투자나 지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는 OEM(주문자의뢰제작)에 의존하고 있다.
메타텍스쳐 관계자는 “운영하는데 늘 어려움이 있다”며 “투자를 받아서 공장을 설립하는 게 가장 급하다. 구성원도 10명 내외라 세분화해서 감당할 수 있는 기술과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운전자를 위한 자동차 관리 앱을 서비스하는 오일나우 노현우 대표도 “경제가 전체적으로 어려워서 자금이 경색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는 게 어렵다”며 “초기기업이라 좋은 인재 모으는 게 중요한데 대형 빅테크가 많아서 인재채용 어려움은 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소상공인 위기극복에 협업하면서 한국판 뉴딜과 탄소중립, 감염병 예방 등 신산업 분야 기술혁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에 예산을 쏟기로 올 초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컴업’은 국내외 스타트업과 투자사에게 교류와 성장 기회를 마련해주는 행사다.
정부 주도에서 민간으로 이양된 첫 행사에 전 세계 유망 스타트업 70개사가 참여했다. 투자 유치액이 10억 미만인 유망기업부터 10억 이상인 혁신기업까지 다양하다. 참여사를 위한 컨퍼런스·기업소개·네트워킹·연사 강연이 두루 제공된다. 행사는 오는 1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다. 유튜브로도 생중계된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