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내달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단말기 보급 문제도 순차적으로 확대되면서 빠르게 우려가 해소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와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던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빅테크 기업은 긴장하는 모양새다.
다만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단말기를 쓰는 업체들은 기기 변경이 필요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290만개 중 NFC 기반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10% 내외다. 단말기 교체 비용은 최대 20만원 상당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GS25·CU·이마트24 등 전국 편의점과 코스트코·이마트·롯데마트·이디야·스타벅스·메가커피·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은 NFC 단말기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본코리아의 커피전문점 브랜드 빽다방은 단말기 교체 비용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페이가 초기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대형 가맹점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애플페이 출시에 맞춰 단말기 교체 또는 업데이트 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셈이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신용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지난 15일까지 웹사이트 방문자 20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7%가 ‘출시 즉시 현대카드로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타 카드사 이용이 가능해질 때까지 기다릴 것’은 30.7%,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12.2%로 나타났다.
스파트폰으로 애플페이 결제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출시됐다. KT 금융·통신 계열사 스마트로는 24일 중소상공인도 애플페이를 결제할 수 있는 ‘프리페이’ 앱을 VAN사 최초로 개발해 출시했다고 밝혔다. 스마트로는 스마트폰을 애플페이 결제기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페이 앱을 VAN사 최초로 개발해 무료로 제공한다.
프리페이는 매출, 입금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온라인으로 개통할 수 있다. 프리페이가 있다면 전용 결제기가 없어도 스마트폰만으로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QR, 애플페이, 삼성페이까지 모두 결재가 가능하다.
경쟁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먼저 네이버와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에 맞서 동맹을 맺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20일 삼성전자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QR결제에 기반한 네이버페이의 현장결제 서비스에 삼성페이의 MST 결제 방식이 추가되는 형태다.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55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포함한 주문형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 사용자들은 기존 약 12만개 현장결제 가맹점뿐 아니라 삼성페이 결제 가능한 약 300만 개의 오프라인 점포에서 네이버페이 이용이 가능하게 된다.
뿐만 아니다. 롯데카드는 23일 ‘로카페이’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디지로카 앱카드를 확장시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선불카드 등록 기능을 탑재, 비회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도 ‘현대페이’를 출시해 간편결제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21일 현대차와 특허청 등에 따르면 현대페이는 현재 상표 출원해 심사 중이며 등록될 경우 앞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현대페이는 차량 내에서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때 결제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