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중공업·대한조선 ‘정주영 따라하기’가 퇴출 원인?

C&중공업·대한조선 ‘정주영 따라하기’가 퇴출 원인?

기사승인 2009-01-22 16: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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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정주영 따라하기가 화(禍)를 불렀다?’

C&중공업과 대한조선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투자방식을 어설프게 따라했다가 퇴출과 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분석이 회자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와 황량한 백사장 사진 하나를 들고 선박을 수주한 이야기로 유명하다. 선박을 수주한 뒤 선수금과 영국정부 차관을 받아 기계를 사들이고 조선소를 지었다. 도크없이 선박 수주부터 한 것이다.

C&중공업도 정 명예회장의 길을 밟았다. 조선소 2개를 인수한 뒤 공유수면을 메워 조선소 터를 만들었다. 이어 1850억원을 투입해 골리앗 크레인 등 설비를 갖춘 뒤 60척의 벌크선을 수주했다. 회사는 수주한 선박 선수금 등을 바탕으로 중국에 도크를 건설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상황이 달라졌다. 수주행렬이 끊기면서 선수금을 소진하자 시설확장 비용도 마련할 수 없게 됐다.

대한조선도 비슷했다. 대주그룹 계열사인 대한조선은 2007년 전남 해남에 1도크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 2, 3도크를 연속 착공하며 장밋밫 청사진을 그렸지만 수주가 끊겼고 대출심사마저 강화돼 워크아웃 대상이 됐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방식으로 조선업에 진출한 회사가 한 두 군데가 아니라는 점이다. 구조조정 대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정주영 신화는 철저한 시장분석이 선행된 후 적절한 시기에 투자 결정을 내렸던 게 핵심”이라며 “조선업이 가장 각광받던 시절 ‘상투’를 잡았던 회사들이 줄줄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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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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