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적어 ‘착한 종양’으로 불리던 과증식성 위 용종도 적극적인 절제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과증식성 용종은 위용종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빈도가 높지만 암일 가능성은 낮은 양성종양으로 알려져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안지용 교수·병리과 박영수 교수팀이 1995년부터 2011년까지 1cm 이상의 과증식성 위 용종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784명 환자들의 용종 809개를 분석한 결과, 3.7%에서 암 혹은 암 전단계인 선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과증식성 위 용종의 경우 암세포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며 2cm 이상으로 커진 경우에만 암세포를 동반할 가능성이 1~2% 정도로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과증식성 위 용종이 암 혹은 선종을 동반할 가능성이 그동안의 학설보다 더 높다는 것이 증명됐다.
특히 암과 선종으로 분석된 30개의 용종 중 5개의 크기가 1.0?1.9cm인 것으로 나타나 2cm 미만의 용종도 제거해야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암 혹은 선종으로 밝혀진 과증식성 용종의 96.7%가 올록볼록 불규칙한 모양을 하고 있어, 검사 시 발견된 용종의 모양이 매끄럽지 않다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에서 발견되는 용종은 크게 선종성·염증성·과증식성 용종으로 나뉜다. 선종성 위 용종은 암으로 진행되는게 확실하며, 염증성 용종은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위 용종이다. 하지만 과증식성 용종은 위용종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빈도가 높은 반면, 암일 확률은 낮은 양성종양으로 알려져 의사 재량에 따라 치료여부가 달라지곤 했다.
박영수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는 “내시경 검사 시 조직검사를 위해 떼어낸 과증식성 용종의 일부가 양성판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신체에 남아있는 용종에선 암세포 혹은 선종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으니 크기가 큰 용종은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소화기내시경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지(Gastrointestinal Endoscopy)'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