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습니다. 그들을 기다린 팬들이 많았을 텐데요. 세계적인 테너 호세 카레라스(67)와 미국 인기 모델 케이트 업튼(22)이 내한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출연 약속이 되어있던 공연과 방송을 돌연 취소했죠. 이유를 들어도 섭섭한 마음은 가시질 않습니다.
호세 카레라스의 공연이 지난 22일과 23일에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예정됐습니다. 첫날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문제는 두 번째 공연에서 일어났죠. 공연 시작 시간인 오후 7시가 됐지만 호세 카레라스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30분이 지난 후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습니다. 공연 취소였습니다.
공연 기획사는 “호세 카레라스가 바이러스성 후두염에 걸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몸이 아파 무대에 설 수 없다는 것을 이해 못할 관객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관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이네요.
공연을 보러갔다가 발길을 돌린 2000여명의 관람객과 네티즌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을 버렸다” “전 날부터 몸이 안 좋았다던데 미리 공지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헛걸음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케이트 업튼은 지난 22일 tvN ‘SNL 코리아’에 출연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일정을 취소했죠. 당초 케이트 업튼은 SNL 코리아에서 개그맨 신동엽(43)과 호흡을 맞추기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방송 5시간 전 제작진에게 ‘출연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합니다. 제작진은 그의 출연을 염두하고 진행 중이던 콩트 및 방송 구성을 부랴부랴 수정해야 했죠.
신동엽은 방송 말미 “오늘 갑자기 연락이 와서 케이트 업튼이 사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 한다고 하더라”며 “다시 한 번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신동엽의 사과로 상황이 일단락 된 듯 했지만 인터넷에서는 불만이 폭주했습니다.
그를 기다리던 시청자들은 “한국이 물로 보이나보네” “우리나라가 얼마나 우스웠으면” “직접 사과해라” 등의 의견을 전했습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더구나 세계적인 테너와 배우로서 팬들과 한 약속입니다. 불가피 한 상황이 생겨 이를 지킬 수 없을 때에는 상대방의 이해를 미리 구해야 하죠. 호세 카레라스와 케이트 업튼, 유명인사답지 않은 소홀함이 아쉽습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