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승객들 마음 녹인 훈훈한 안내방송

[친절한 쿡기자]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승객들 마음 녹인 훈훈한 안내방송

기사승인 2014-12-15 15:42:55
"날씨가 춥습니다. 움츠린 어깨만큼 마음에도 여유가 없습니다. 팍팍한 삶 때문이겠죠. 여기 한 기관사가 목소리만으로 승객들의 마음을 녹였습니다. 칭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 ‘교통 정복’에 올라온 동영상이 최근 화제입니다. 지난 6일 올라온 이 동영상의 제목은 ‘지하철 7호선 기관사님의 훈훈한 안내방송’입니다. 7호선 고속터미널역 도착을 앞둔 전철 안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네요.

기관사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는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벌써 (오후)5시51분 밝히고 있습니다. 겨울이라 해까지 빨리 떨어지니까 시간이 더 빠른 것 같습니다. 해 떨어지면서 상당히 추워졌는데 우선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시고 저녁 맛있게 드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즐거운 토요일 저녁시간 되길 바랍니다. 고속터미널역 내리실 손님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떤 기관사인지 궁금하다” “별것도 아닌 몇 마디가 별것도 아닌 게 되어버리네” “7호선 가끔 타고 다니는데 이 기관사 방송 들을 때마다 눈물난다” “위로가 되네요” “예전에 너무 지쳐서 지하철에 앉아 있었는데 ‘이 지하철에서 모든 시름 덜어버리시고 나가실 땐 행복하게 어깨 펴고 나가시라’고 방송해서 울 뻔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7호선의 DJ’로 불리는 유진옥 기관사입니다. 유 기관사는 15일 “영상 속 목소리는 자신이 맞다”며 “2007년부터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안내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 그는 “원래 다른 곳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2호선을 타고 다니며 출근했는데 그때는 지금보다 열차가 굉장히 혼잡했다. 당시 ‘기운 내’라고 누가 한 마디만 해주면 기분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일을 하다 보니 그때가 생각났다. 승객들도 힘들 텐데 따로 해드릴 것은 없고 말 한마디로 힘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웃과 왕래도 없고 점점 더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 모두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던 감정을 건드린 것 같다. 듣고 싶은 말 혹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줘서 승객들이 좋아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기관사 업무를 할 때까지 계속 안내방송을 할 것”이라고 하네요.

따뜻한 말 한마디의 힘은 참 대단합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을 순식간에 온기로 채웠습니다. 7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부러워집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민수미 기자 기자
min@kmib.co.kr
민수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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