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삼성이 추진하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총수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권 승계 작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엘리엇은 "합병 제지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대 민사수석부장)는 엘리엇이 낸 '삼성물산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1일 기각했다. 삼성이 제시한 합병비율(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과 합병 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이 제시한 합병비율은 법령에 따라 주가를 근거로 산정한 것"이라며 "주가가 부정거래행위로 형성됐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상 합병비율이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삼성물산 경영진이 주주 이익과 관계없이 삼성그룹 총수 일가, 즉 제일모직과 그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볼 자료도 없다"며 합병목적의 부당성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엘리엇은 현재 삼성물산 주가가 저평가되고 제일모직 주가가 고평가됐다며 합병 시기가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주가는 시시각각 변동하고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물산 보유 삼성전자 지분 4.1%가 삼성물산 시가총액과 비슷한 8∼9조원에 달하지만 합병 비율에는 반영되지 않아 부당하다는 항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회사 보유자산은 주가 형성 요소 중 하나의 불과하다"고 밝혔다.
반면 엘리엇은 법원 결정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제지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법원이 KCC에 대한 삼성물산 자사주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아직 판단하지 않았다며 '2차전'을 기약했다.
지난달 삼성물산 지분 7.12% 확보 사실을 밝힌 엘리엇은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권 승계를 위해 부당한 합병비율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한다며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을 냈다.
제일모직은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52.24%, 2대 주주인 KCC가 10.18%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삼성물산이 자사주 899만주(5.76%)를 KCC에 매각하기로 하자 엘리엇은 여기에 대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추가로 법원에 냈다.
재판부는 두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이날 함께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자사주 매각금지 건은 "더 심사숙고하겠다"며 결정을 미뤘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주총이 열리는 이달 17일 전까지 결정을 할 계획이다.
엘리엇은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열린 심문기일에서 "합병 무효 소송이 제기되면 '무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본안 소송 등 장기전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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