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앱솔루트, 스미노프를 제치고 태국 믹싱주 시장에서 소주가 ‘칵테일 넘버원’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강현순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상무)는 지난 5일 태국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소주의 아시아 시장 진출의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강 상무는 “태국은 동남아의 경제문화 중심국가로, 시장이 아주 크진 않지만 주변국에 유행을 퍼뜨리는 역할을 하는 나라”라며 “여기서는 일본문화의 영향을 받아 샷으로 먹기보다는 얼음을 타거나 섞어 먹는(sake) 주류문화가 있는데, 소주가 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구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태국 최대 주류회사인 분러드(Boonrawd) 그룹과 손잡고 보드카, 위스키, 진, 데킬라 등 등 ‘화이트 스피리트(White Spirit, 백주) 시장에서 앱솔루트, 스미노프, 바카디 등 글로벌 칵테일 베이스 브랜드와 현지브랜드 라우카우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현재 소주는 이 시장에서 8%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태국에서 소주는 유통망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현재 창고형마트인 마크로(Macro)와 탑스(Tops) 등 슈퍼마켓,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 등 편의점에 입점돼 있다. 보드카나 위스키류와 함께 전시되어 있다. 가격은 주세 규제 등으로 인해 슈퍼 기준 한국(1500원)보다 약 2배 비싸다. 마크로 마트에서 참이슬은 120바트(3862원), 아시아 시장을 위해 도수를 높이고 용량을 키운 진로24는 270바트(8296원)이다. 편의점에서는 180바트(5799원) 수준으로 올라간다.
진로 소주를 취급하는 주점에서 만난 방콕에 거주하는 샷나하씨는 "소주 그 자체의 맛은 쓰지만 진로타워 칵테일로 만들면 더 달고 쓰지 않아 맛있다"며 "특히 타이음식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앞으로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헀다.
교민 바이어 중심으로 알음알음 형성된 태국 소주 시장은 하이트진로가 2011년 싱하(singha) 맥주로 유명한 태국 최대 주류회사 분러드 그룹과 손을 잡으면서 진출이 본격화됐다. 이후 태국 전국 350개 매장에서의 현지화 테스트 및 시음회, 태국 유명 연예인의 소주 칵테일 제작 UCC 등으로 다양한 홍보 행사를 펼치면서 매년 판매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맥주가 강하고 샷 제품이 없는 분러드사와 소주 판매를 늘리고자 한 하이트진로 양사 간에 소주를 통해 이 시장의 점유율을 높인다는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진로24, 참이슬, 참이슬클래식, 자몽에이슬 등 하이트진로의 소주류 제품 매출은 2010년 30만7700달러에서 올해 예상치 50만9000달러로 354%의 성장률을 기록할 예정이다. 특히 수출전용제품인 ‘진로24’는 같은 기간 793% 성장했다.
신제품인 과일리큐르 ‘자몽에이슬’은 지난달 1250 박스의 컨테이너를 들여오고 얼마 안 있어 재주문이 들어오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칵테일 베이스로 쓰기 편하게 만든 전략 상품이다. 자몽에이슬 대용량인 진로 그레이프프룻(Grapefruit)도 개발했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으로 소녀시대 등 걸그룹이 인기를 끌었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포장마차와 소주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이에 따라 주류 광고가 금지된 현지 풍토와 한류에 대한 관심을 반영, 진로에서 이름을 딴 걸그룹 JRGG(Jinro Gil group)을 데뷔시켜 진로 브랜드를 더욱 알린다는 생각이다.
분러드사에서 2013년부터 진로 소주 마케팅을 맡은 잉용 씨(40)는 "최근 한류 열풍으로 소녀시대 등의 인기가 현지에서 매우 높다"며 "JRGG 등의 활동을 통해 한류 열풍을 소주와 접목시키고, 다양한 현지 홍보 활동을 통해 칵테일 베이스로의 소주의 위상을 높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하이트진로가 공들이는 시장이다. 동남아는 경제성장률이 매년 6~7%에 달하며 주류시장 성장률도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5.1%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주이다. 동남아 시장과 인도 시장은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에서 총괄 개척을 하고 있다. 필리핀에는 2014년 기준 소주 112만달러 규모를 수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올해 매주 수출이 전년비 660% 성장했다.
분러드사와 같은 현지 주류업체와 협력도 활발하다. 인도시장에는 주류 수입 전무회사인 ADH에 원액 수출을 통해 OEM 생산을 하고 있고, 미얀마에서도 IBTC사와 로열티 계약을 추진해 현지생산을 할 계획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해외 시장 현지화와 다각화를 통해 동남아에서 매출을 신장하기 위한 많은 준비를 하겠다”이라며 “제품 컨셉, 알코올 도수 등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각 국가별, 세대별 선호하는 트렌드를 찾아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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