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6-르포] 스마트홈 이끌 미래리더 누구? 전통강호 유럽과 한·중·일 '각축전'

[IFA 2016-르포] 스마트홈 이끌 미래리더 누구? 전통강호 유럽과 한·중·일 '각축전'

기사승인 2016-09-04 06:30:18


[독일(베를린)/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연결성(conectivity)를 그 어느때보다 강조한 올해 독일가전전시회(IFA)는 여느 때보다도 대규모로 치러졌다. 1823개 업체가 15만8000평방미터의 전시장에 부스를 꾸렸으며 이는 작년에 비하면 업체 수가 13% 증가하고, 크기는 5% 늘어난 수치다. 업체들은 IoT로 연결된 스마트홈과 스마트카 등 가정과 생활 속에 들어올 사물인터넷의 미래를 보여줬다.

IFA가 개막한 2일과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가 직접 IFA 전시회장을 찾으니 그 규모는 매우 크면서도 압도적이었다. 삼성은 '씨네큐브 베를린'이라는 정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이자 메인 행사장에 자리를 잡았다. 그 뒤로 밀레, 보쉬와 지멘스 등 유럽 업체와 청홍 등 중국 업체들이 들어찼다. 가장 안쪽의 홀에는 LG전자와 소니를 필두로 필립스, 샤프와 베스텔 등 주요 업체들이 포진했다.

올해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은 자동차 회사로는 처음으로 IFA 기조연설에 나서며 생활 속에서의 연결성에 대해 강조했다. 유럽과 일본, 중국에서 총출동한 가전업체들은 '스마트홈'으로 대표되는 가전의 미래상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을 내놓았다.

◇ 삼성 퀀텀닷 vs LG올레드…스마트홈 선두주자인 패밀리허브와 시그니처도 격돌 

삼성과 LG는 각각 퀀텀닷과 올레드로 메인 매장을 꾸몄다. LG는 올레드 판을 이어 붙인 대규모 '올레드 터널'로 지나가는 관람객의 발길을 저절로 멈춰서게 하며 압도했다. 여기에 까만 어둠 속에서 올레드 불빛이 물결처럼 빛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시그니처 갤러리'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경이로움을 느끼게 했다.

다른 매장과 비교해 보면 LG는 독보적인 올레드 TV를 선보이며 퀀텀닷 등 여타 LCD 기반 TV와는 궤를 달리하는 선명함을 강조했다. 영화 등 역동적인 영상에 적합한 돌비비전과 차세대 유럽방송의 기준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HLG 등 다양한  HDR 방송을 시연하며 올레드가 고화질 방송에 적합한 플랫폼이라는 것을 알렸다.

이번 IFA로 LG의 올레드 진영은 더욱 늘었다. 파나소닉과 중국의 창홍, 스카이워스, 공카 등 5개 업체가 참여했던 올레드 진영은 올해 IFA에서 독일의 전통강자인 뢰베, 그룬디히, 메츠와 함께 필립스, 베스텔이 참여하는 등 10여개 업체로 늘었다. LG디스플레이가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올레드 진영에 업체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구축을 꾀하게 된 것이다. 

삼성은 퀀텀닷 TV까지로 TV의 역사를 설명하며 전시장 메인을 꾸몄다. PDP TV에서 LCD TV, 올레드 TV와 퀀텀닷 TV까지의 역사를 설명했다. 윤부근 가전부문 사장이 "퀀텀닷으로 10년을 꾸릴 것"이라고 말한 바대로 퀀텀닷 TV를 현존하는 가장 화질이 좋은 TV로 자리잡게 하려는 것이다. 퀀텀닷 LCDTV가 아니라 퀀텀닷 TV라고만 언급해 이후 퀀텀닷을 활용한 올레드 TV(큐레드, QLED)로 진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무성한 소문을 뿌렸다. 

삼성의 퀀텀닷 진영도 점차 세를 불려가고 있다. 중국의 TCL도 퀀텀닷 TV를 들고 나왔다. 이 제품으로 TCL은 이번 행사에서 기술혁신상 금상을 받게 됐다. 백라이트가 있는 세트에 퀀텀닷 필름을 붙이면 되는 퀀텀닷 LCD TV는 향후 색재현율이 높은 퀀텀닷 필름이 다른 산업영역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전에서도 삼성과 LG는 격돌했다. 삼성은 가정의 사물인터넷(IoT)를 이어 주는 역할을 하는 패밀리허브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얼핏 보아서는는 냉장고에 디스플레이만 붙인 간단한 모델로 보이지만 패밀리허브는 커뮤니케이션과 쇼핑, 다른 가전제품의 제어 등을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가정 내 허브로서 삼성이 야심차게 출시한 기대작이다. 전시장에서 패밀리허브와 다양한 가전을 이용한 역할극 퍼포먼스로 보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VR 체험장도 긴 줄이 늘어서는 등 인기가 많았고 직원들이 관람객들의 체험을 도왔다. 

삼성 패밀리허브처럼 냉장고에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모델은 터키의 베스텔, 중국의 하이얼 등에서 벤치마킹됐다. LG도 냉장고에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시제품을 전시했다. 

LG는 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에 사활을 걸었다. 시그니처 갤러리는 시그니처 브랜드를 알리려는 일환이다. 기술력을 강조한 센텀시스템을 적용한 세탁기 등 브랜드 통합과 이를 바탕으로 한 빌트인 시장에도 진출할 것임을 밝혔다. LG의 시그니처 세탁기인 트윈워시와 고급 스테인리스로 선보인 시그니처 냉장고, 물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그니처 공기청정기 등으로 시그니처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 벤츠, 커넥티드카의 진화…IFA 매장에 등장한 자동차들 


올해 IFA기조연설은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이 맡았다. 그는 IFA에서 연결성을 강조한 올해 테마대로 모든 것이 연결된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은 자동차를 업무공간(In car office)로 정의하고 IoT로 연결된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자동차가 앞으로 각종 업무나 공식 스케줄을 관리고 운동 및 건강 상태를 점검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DHL 등과 협업할 것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업무공간 개념은 MS Exchange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신의 스케줄표에 시간, 목적지 등을 입력하면 벤츠 차량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화면이 이에 대한 길안내 서비스 등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이날 무대에는 이 시스템이 장착된 신형 E클래스 차량이 등장했다. 차량 운전자의 척추뼈 손상이 되지 않도록 시트에 미세한 변화를 주는 '모션 시팅'도 내세웠다. 

여기에 차 안에서 배달을 받을 수 있는 배송 시스템(in car delivery)도 선보였다. DHL과 협업한 이 시스템은 차량 내 무선통신 모듈과 앱을 활용해 DHL이 직접 차로 택배물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벤츠는 이달 말부터 진행되는 파리모터쇼에서 새로운 개념의 콘셉트카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체 회장은 "파리모터쇼를 기대해달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매장에 벤츠 차량을 두고 오토앱을 체험해볼 수 있게 했다. 유럽의 베스텔은 르노자동차의 신모델 전기차의 자동충전시스템을 시연했다. 

◇ 유럽과 일본·중국업체 등 다양한 가전의 각축장…'스마트홈' 조성


이날 둘러본 제품 매장은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시장을 선도하려는 바람을 드러냈다.

우선 보쉬와 지멘스, 밀레, 그룬디히, 메츠 등 전통 독일 강자들은 기본 디자인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와이파이 기능이 장착된 모델을 선보이는 등 IoT 흐름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쉬는 카메라가 장착돼 안을 볼 수 있는 모델을 내놓으며 삼성이나 LG의 '보이는 냉장고' 대열에 합류했다. 스마트홈 존을 따로 마련해 각종 스마트 액세서리를 전시하고 아마존 알렉사와 아마존 대쉬 등 음성인식 업체, 퍼실이나 심플리야미 등 유통업체와의 협력을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터키 업체로 유럽시장에서 활약하는 베스텔도 스마트홈을 조성해 놓고 미래 상을 그렸다. 

밀레도 와이파이 기능이 장착된 세탁기를 내놓았다. 손쉽게 LCD 창 터치로 제품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세탁기다. 이외에도 리베르 등 독일 업체들은 냉장고 온도를 밖에서 바로 볼 수 있는 LCD 창을 전격적으로 썼다. 그룬디히와 메츠는 이번 IFA에서 처음 LG의 올레드 TV를 내놓는 등 화질에 대한 고민이 짙어지는 모양새였다. 

유럽 업체들은 쿠킹과 인테리어 등 주방가전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어 가는 곳바다 화려한 푸드쇼나 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스마트홈과 연관된 곳이 많기 때문에 집처럼 아늑하게 꾸민 전시장도 많았다. 특히 그룬디히와 필립스, 파나소닉 등 뷰티디바이스를 출시하는 업체들은 헤어 드라이어 등 다양한 제품으로 미용실을 꾸미고 스타일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화웨이와 레노버 등 중국 메인 가전업체들은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이제는 자체 기술력을 갖추고 독자적인 신제품을 낼 수 있게 되었음을 선전했다. 유독 사람들로 붐볐던 화웨이 부스는 새로 내놓은 스마트폰 노바(NOVA)와 메이트8, 다양한 색깔을 추가한 P8로 화웨이의 발전된 기술력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레노버도 다양한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선보였고 이전의 딱딱한 모습과 달리 조금 더 스포티하고 젊은 느낌으로 매장을 꾸몄다. 

창홍과 스카이워스, TCL, 하이얼과 하이센스 등 중국업체들은 TV와 가전에서 모두 올레드와 퀀텀닷 등 한국업체들이 제시한 상에 충실히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창홍과 스카이워스의 올레드 TV와 TCL의 퀀텀닷 TV는 주목을 끌었다. 하이얼은 트윈워시를 모방한 투인원 세탁기와 삼성의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내놓았다. 하이센스는 'ULED'라는 개념으로 올레드에 맞서는 자체 LED TV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이얼도 패밀리허브와 유사한 모델을 출시하고 알록달록한 색깔의 신제품 냉장고를 전시했다. 

일본업체들도 화려함으로 일본 가전의 귀환을 알렸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거대한 매장 속에 자사 신제품을 내놓았다. 소니의 익스페리아 시리즈 액션캠과 이어폰, 파나소닉의 다양한 냉장고와 뷰티디바이스 등을 선보였다. 소니와 파나소닉도 유럽 업체들처럼 쿠킹쇼를 대대적으로 실시하면서 주방가전을 세련됨을 보여줬다. 파나소닉은 올레드 TV를 시판했고 소니도 곧 올레드 TV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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