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이소연 기자] 정유년 첫 촛불집회가 열렸다. 시민들의 분노는 해를 넘겨 계속됐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7일 오후 5시30분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11차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는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앞두고 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범국민행동이 주를 이뤘다. 가족 단위 인파가 광장에 몰려 추모 열기를 가득 채웠다.
아이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이향미(39·여)씨는 “세월호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찢어진다”며 “부모 입장에서 내 아이가 저렇게 됐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에 너무 화가 난다. 박 대통령의 뻔뻔함이 하늘을 찌른다. 참사 당일 무슨 일을 했는지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집회에 참여한 대학생 김상희(21)씨 역시 “오는 9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0일이 된다. 그동안 정부는 대체 무엇을 했는가”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진상규명 없이 대한민국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정부는 시간이 흐르기를 바라지만, 국민 기억 속에 세월호가 잊히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에 거주하는 조강희(60)씨는 “지난해 열린 첫 집회부터 오늘까지 모든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박 대통령이 퇴진하는 그 날까지 이 자리에 설 것”이라고 전했다. 조씨는 또 “박 대통령,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새누리당뿐 만 아니라 국민 모두 참사의 책임에서 가벼울 수 없다. 태만한 정부를 세운 죄를 집회 참여로 갚겠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광화문 광장을 찾은 최진(30)씨는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뉴스로 봤다. 세월호 참사 연도도 기억 못 하더라. ‘내가 뭘 그렇게 잘못 했나’라고 이야기할 때는 내 귀를 의심했다. 오만한 박 대통령을 이젠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평화집회가 계속되니까 국민의 분노를 무시하는 것 같다”면서 “‘해봤자 뭘 어떻게 하겠나’라는 식의 처사가 계속된다면 큰코다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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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