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이 개막 이후 첫 주말을 맞았다.
일요일인 12일 화려한 개막식이 열렸던 응우엔후에 거리와 9.23공원 등 주요 행사장 곳곳에는 많은 호찌민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몰리며 엑스포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호찌민 시민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다. 호찌민에서 이렇게 큰 행사가 23일 이라는 장기간 열리는 것도 흔치 않고, 베트남에서는 한류(韓流) 등으로 인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가 높기 때문에 엑스포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행사를 주최한 경상북도, 경주시, 엑스포 조직위와 호찌민측도 이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호찌민 시청 앞 응우엔후에 거리에 설치된 홍보월(wall)과 게이트(gate)에는 오후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줄이 끊이지 않았다.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은 첨성대와 황룡사 등 한국과 경북, 경주의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행사 안내 리플릿 등이 비치된 종합안내소는 각 행사별 관람 정보를 문의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안내소 뒤쪽에 부착된 행사 일정표를 확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보고 싶은 공연 등을 스마트폰 등으로 찍거나 메모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주요 행사장인 9.23공원에 마련된 문화바자르와 경제바자르 등의 부스에도 사람들이 붐볐다. 신라역사문화관, 경상북도·경주시 홍보관, 새마을관, 유교문화교류관 등 4개의 전시장으로 구성된 한국문화존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였다.
엑스포 행사장을 방문한 현지인들은 눈과 카메라에 현장을 담기 바빴다. 바자르 부스에서 한국문화와 제품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며 연신 ‘죠이 꾸어’(대단해요), ‘젓 끼 지에우’(환상적이에요), ‘젓 뚜엣’(멋지네요) 등을 외치기도 했다.
응우엔후에 거리와 9.23공원은 각각 호찌민 시민들이 여가시간을 보내는 광장이자, 휴식을 취하는 쉼터로 늘 현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특히 이날은 일요일인데다 엑스포까지 열리면서 평소보다 2배 많은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포 조직위에 따르면 11일 개막식도 토요일에 열리면서 응우엔후에 거리에는 10만300여명, 9.23공원에 3만여명 등 총 14만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다녀갔다.
한국영화를 즐겨 본다는 응 옥린(26)씨는 “베트남과 한국이 같은 유교문화권이며 유사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어제 한국문화존을 관람하며 알게 됐다. 영화를 통해서만 만났던 한국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면서 “엑스포 기간 중 열리는 한·베영화제에 한국 유명감독과 배우들이 참석한다고 들었다.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양국의 함께 개최하는 대규모 문화축제에 호기심을 보였다.
응우엔후에 거리를 비롯해 9.23공원, 오페라하우스, 시립미술관 등 호찌민의 대표적인 관광지나 중심지에서 엑스포가 열리기 때문에 사실상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 없다.
핀란드에서 온 마티 손(32)씨는 “추운 나라 특성상 휴가지로 동남아를 찾게 된다. 호찌민은 그 중 하나고, 한국의 경우 친한 친구가 한국여성과 결혼해 김치와 불고기 같은 한국음식과 기본적인 한국문화는 알고 있다“면서 ”두 나라가 함께 준비한 이번 행사를 보며 처음으로 친구부부와 한국에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엑스포에 대한 현지 교민 및 유학생들의 기대감도 개막 이후 더욱 커지고 있다.
김혜경(29)씨는 “처음엔 보여주기 식의 행사 일까봐 걱정도 됐다. 하지만 준비상황과 개막식을 지켜보니 뿌듯했고 한국인이라는 자부심도 높아졌다”며 “요즘 한국에서 인기 있는 유행어처럼 그야말로 ‘그래잇(great)’한 행사”라며 웃어보였다.
한편 ‘호찌민-경주엑스포’는 11일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9시) 호찌민의 심장부 응우엔후에 거리 특설무대에서 개막식을 갖고 23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조직위는 이 행사에 300여만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찌민=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