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바로 '소통 경영'이다.
최 회장은 2009년 주요 계열사 사업장과 사무실을 잇따라 방문했었다. 한 달에 6개 계열사 사업장을 찾은 것이다.
즉석에서 약 1시간 정도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에 주변에서는 최 회장이 본격적으로 소통 경영에 나섰다는 평을 들었다.
2012년에는 SK하이닉스 직원들과 맥주 소통을 나누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직원들과 팔씨름도 하며 현장의 목소리에 많은 귀를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에는 계열사 임원들이 함께하는 공부모임인 가칭 이천포럼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이 포럼 역시 소통을 강조하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경제 및 산업 이슈부터 국제정세 등 최근 현안에 대해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이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소통 경영과 함께 최 회장은 평소 ‘내가 회사고, 회사는 우리다’ 라는 ‘한솥밥, 한식구론(論)’을 펼쳐온 것으로 유명하다.
SK그룹내에서 중고차 사업을 담당하던 두 회사가 최근 매각됐다. SK엔카는 호주 카세일즈홀딩스에, SK엔카직영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팔렸다.
매각 협상 중 두 회사의 내부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심지어 언론을 통해서만 매각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구조조정 등 불안감에 떨던 SK엔카직영 약 700직원들은 전국금속노동조합 소속 노조에 가입하기도 했다.
SK엔카지회 관계자는 “SK엔카직영을 PEF가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직원들은 생존권을 위협받으면서도 회사로부터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매각 후 회사로 부터 5년 고용보장, 근로조건을 유치키로 했고 별도의 격려금 지급도 검토 중이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불안감은 남아있다.
SK엔카는 명실상부 중고차 1위 브랜드다. 1위를 만들기 위해 오너는 물론 수많은 임직원들이 땀을 흘렸다. 이를 입증이나 하듯 SK엔카 인수 후보자들은 사업 초기 중고차 시장 1위 사업자라는 브랜드 영향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상표권 사용 유예기간의 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SK엔카 두 회사의 매각 절차를 통해 최 회장이 강조해온 두 가지의 경영 방식이 향후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