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제3지대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인물과 명분, 대통령제 폐지 등이 있어야 제3지대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2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금태섭 전 의원의 ‘성찰과 모색’,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 희망’, 정의당 내 신당 창당 모색 세력인 ‘세 번째 권력’ 등이 제3지대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성찰과 모색은 매달 정치권 대안 모색 포럼을 진행했다. 다음 달부턴 지역 현장에 찾아가 직접 국민들을 만나 그들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금 전 의원은 1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다음달 4일에 광주행이 예정됐다”며 “양당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고 국민이 사는데 영향을 주는 진짜 문제를 해결할 정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희망은 오는 26일 창당 발기인 대회를 앞뒀다. 이번 대회에선 200여명의 발기인들이 참석한다. 양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관심 있는 현역 의원이 5명 정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 번째 권력은 류호정‧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는 모임이다. 출범식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했다. 이후 국회에서 공개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계속해서 제3지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다수다. 신당 창당 의도 자체가 거대 양당과 합당하기 위해서란 주장과 성공 가능성이 적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당 창당의 필수 요건에 대해 각기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거대양당인 정치권에서 소외된 유권자들이 많다”며 “이들이 제3지대를 지지할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에서 이를 모으기 쉽지 않다”며 “두 번째론 맨 앞에서 싸우는 상징적 인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의원 내각제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박 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중심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제3지대는 될 수 없다”며 “의원내각제 혹은 분권형 대통령제가 되어 의회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관측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3지대를 만들 때 활동의 지속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본지에 “제3정당 성공을 위해선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선 안 된다”며 “유권자에게 비전 제시 등을 미리 해왔어야 선거에서 선택 받을 수 있다. 그동안 국민에게 정책 대안 등의 선택을 받은 적 없는 사람들이 뭘 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