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의 수수료 문제 해결을 지시하며 대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앞서 수차례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린 만큼, 추가 인하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영천시장을 깜짝 방문했다. 한 점포 상인이 온누리상품권 수수료가 높아 싸게 팔 수 없다고 토로하자, 윤 대통령은 동행한 박춘섭 경제수석에게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상인이 언급한 온누리상품권 수수료는 지난 2022년 8월 도입된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의 수수료를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소비자의 신용·체크카드를 ‘온누리상품권’ 앱에 등록해 상품권을 구매 후 실물 카드결제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전국 2000여 곳의 전통시장과 약 9만6000개의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지난해부터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류형을 대체하는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지류형 상품권과 달리 언제 어디서든 구매가 가능하고, 전통시장 소득공제 40%도 자동 적용된다. 할인율 5%인 지류형보다 카드형의 할인율이 10%로 높다. 10만원을 충전하면 등록된 계좌에서 9만원이 인출되는 방식이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은 기존 지류형 상품권에는 없던 카드 수수료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자체엔 별다른 수수료가 없다. 하지만 일반 신용카드 수수료와 같은 비율의 수수료가 붙는다. 연 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에선 건당 0.5%, 3억~5억원 이하는 1.1%, 5억~10억원 이하는 1.25%, 10억~30억원 이하는 1.5%다.
결국 온누리상품권 수수료가 높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 이상, 신용카드 수수료 조정으로 이어진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을 주기로 재산정하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출 제도에 따라 올해 수수료가 조정될 예정이다. 2007년 4.5% 수준이었던 카드 수수료는 14차례 인하된 결과 현재 0.5~1.5%까지 떨어졌다.
카드업계는 이미 카드 수수료가 지나치게 낮다는 입장이다. 더는 낮출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30.54%였지만 지난해 23.2%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가 계속 인하될 당시는 저금리 시대였고 연체율도 안정적이었지만, 지금은 금리도 많이 올랐고 경기도 좋지 않아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 우대를 받는 가맹점 비율이 90%가 넘어가고 있어 카드사들은 원가도 건지기 힘든 상황”이라며 “카드사가 주 수익원인 카드 수수료에서 수익을 얻지 못하면 현금 서비스 같은 대출 사업을 해야 하는데 경기 상황에 따라 위험성이 크고, 기존 카드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집중할 여력도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