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떠오르는 ‘희망의 별’로 주목 받았던 중국의 한 지방 고위 여성공무원이 탐욕으로 1190만2000위안(26억4000만원)을 수뢰했다가 구속되자 뒤늦게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중국 난징시 시샤구 구장 조리(부구청장급)인 판위메이(46)는 22세에 공산당에 입당한 뒤 31세에 구 민정국 부국장으로 발탁됐고, 구와 시의 인민대표대회 대표를 지내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군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엄격한 가정교육으로 인정에 얽매이지 않고 뇌물을 거부하며 철저한 업무 처리를 하는 청렴한 공무원으로 ‘희망의 별’이란 호칭을 들었다.
그런 그가 탐욕에 젖어들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설 전날. 평소 업무관계상 질책을 많이했던 시 산하 촌의 지부 서기인 가오모씨가 찾아와 “존경한다”며 술 2병과 1만위안(220만원)을 건넸다.
명절이기도 하고 부하직원의 성의도 고려해 돈을 받은 게 화근이 됐다. 이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던 가오모씨는 2003년 자신이 근무하는 촌이 농촌시범지역으로 되자 회사를 설립해 토지개발에 나섰고, 판위메이는 이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면서 계속 뇌물을 받았다.
이어 점차 간 큰 탐관으로 변했다. 그는 792만위안과 미화 50만달러 등 총 1190만2000위안을 받아챙겼다. 뇌물 중 일부는 다른 공무원들이나 상부에 상납도 했다. 이 사건과 연관된 공무원이 무려 15명이나 될 정도였다.
난징시 중급인민법원은 25일 판위메이에 대해 수뢰혐의로 사형집행유예(사형을 선고하면서 집행은 유예하는 것) 2년을 선고했다고 중국 반관영통신 중국신문망이 26일 보도했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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