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281.40포인트(4.09%)나 떨어진 6594.44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66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97년 4월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이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54.15포인트(4.00%) 내린 1299.59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682.55로 30.32포인트(4.25%)나 하락했다.
유럽 증시도 급락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주가지수는 3529.86으로 3.18% 급락했으며,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주가지수는 3.96% 떨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주가지수는 3695.49로 5.02%나 빠졌다. 6일 이웃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역시 전날보다 260.39포인트(3.50%) 하락한 7173.10로 추락했다. 올들어 강세를 보였던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도 전날보다 1.26% 하락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극히 예외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불과 3.15포인트(0.30%) 내린 1055.03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오히려 3.02포인트(0.83%) 올랐다.코스피 지수가 21.89포인트 떨어진 채 개장한 점을 고려하면 장중 상승세가 돋보였다.
원·달러 환율도 18원 떨어진 1550원으로 마감, 세계적 금융혼란국면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오늘 하루 금융시장 상황만 보면 우리나라만 나홀로 위기 탈출에 성공한 모양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위원은 “미국의 추락세에 비춰볼때 우리증시는 대단히 선방한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규모 340억원은 오늘과 같은 전세계금융공황상황에서는 극히 미미한 액수”라고 말했다. 증시 선방 원인에 대해서는 환율효과 등을 거론했다. 황 위원은 “IT나 자동차의 경우 미국 및 일본업체에 비해 환율 효과를 보이면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등 경쟁력에서의 선전이 지수를 받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이후 신흥시장에서의 외국자본이 빠질만큼 빠져 웬만한 악재에도 버티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불안한 선방이라는 목소리가 더 높다. 전 세계 경제가 주저앉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아무리 환율조건이 좋다하더라도 나홀로 선전을 펼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심지어 우량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도 금융부문의 부실로 신뢰를 잃으며 흔들거리는 등 불안함은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경제관련 지표들은 암담함의 연속이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주(2월23∼28)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는 63만9000명으로 한주전에 비해서는 3만1000명 줄었지만 여전히 60만명을 넘었다. 노동부가 6일 발표할 예정인 2월 실업률은 1월의 7.6%에서 더 높아진 7.9%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세계최대를 자랑하는 미국인의 구매력이 줄어들 경우 원화약세가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날 주가 안정은 전적으로 프로그램 매수(2710억원)의 영향이 컸다는 점에서 일종의 착시현상일 수 있다“며 “일시적인 낙관장세에 이은 큰 폭의 주가하락이 올들어 반복되고 있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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