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열애 공개한 화요비 “당당하게 사랑하고 싶었다”

[쿠키人터뷰] 열애 공개한 화요비 “당당하게 사랑하고 싶었다”

기사승인 2009-09-09 15:02:01

"[쿠키 연예] 요즘 가요계는 걸그룹 일색이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카라, 포미닛, 티아라, f(x), 2NE1, 쥬얼리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 대부분은 중독성 강한 멜로디, 화려한 안무, 반복적 가사 등 비슷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발라드, 댄스, 모던 록 등 다양한 장르로 무장한 솔로 여가수들이 오히려 ‘눈에 띄는’ 현상이 되어버렸다. 가수 화요비(28·본명 박레아)도 그 중 하나다.

최근 화요비는 왕성한 음악 활동을 보이고 있다. 올해 발표한 앨범만 해도 4장이다. 지난 2월 미니앨범 ‘디스 이즈 러브’(This is love), 5월에는 디지털 싱글 ‘원스’(Once), 7월 발라드 베스트 모음집, 그리고 여름에 어울리는 경쾌한 곡들만 엄선한 미니앨범 ‘서머’(Summer)로 팬들 앞에 섰다. 2001년 데뷔 후 10장 내외의 앨범을 발표한 것에 비하면 확연히 비교될 정도다.

올 들어 앨범을 자주 발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화요비는 “앨범 발표 형태가 정규에서 싱글 또는 미니로 바뀌면서 인사드릴 기회가 많아졌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가수라면 누구나 자기 노래를 자주 발표하고 팬들과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고 싶어 하죠. 10곡 내외가 수록된 정규 앨범을 발표했을 때에는 좋은 곡을 받는데 시간이 오래걸렸거든요. 짧게는 1년, 길게는 몇 년씩이나 기다렸어야 했으니까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팬들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죠. 요즘에는 한 두 곡이나 4~5곡이 실린 디지털 싱글, 미니 형태가 많아지면서 팬들을 자주 찾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미니앨범이라고 해서 정성이 덜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화요비는 “이번 앨범 ‘서머’를 통해 9년 전부터 추구하고 싶었던 음악에 한 발짝 다가갔다”며 “기존에 주로 선보인 발라드 형식에서 벗어나 세련되면서도 리드미컬한 업 템포의 곡들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오랜 산고 끝에 탄생된 앨범임을 강조했다.

“데뷔 전부터 강렬하고 비트 있는 노래를 좋아했는데 제 의도와 달리 발라드 곡만 부르게 됐죠. 2000년 초반에는 발라드 여가수가 유행했던 터라 저도 분위기 있는 곡들만 불렀거든요. 그런데 앨범을 내면 낼수록 제가 추구하고 싶었던 음악을 풀어내고 싶다는 욕심이 강렬해졌어요. 지난번 발표한 노래 ‘반쪽’을 시작으로 제가 선보이고 싶은 음악과 대중이 저에게 요구하는 사항을 적절히 매치시켰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더라고요(웃음).”

“그럼 이제 ‘발라드 요정’에서 벗어나도 되겠다”고 말하자 환하게 웃으면서 “정말 그래도 될까요?”라고 반문한다. “사실 지난 8년 동안 ‘발라드 요정’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정말 갑갑했거든요. 물론 발라드 장르를 정말 좋아하지만 그런 수식어가 붙으니까 평생 발라드만 불러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들더라고요. 또 제 음악 색깔이 틀에 박힌 것처럼 느껴져서 속상했고요. 이제부터는 화요비다운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려고요.”



이번 미니앨범은 전작보다 더 욕심을 내 발랄하고 경쾌한 느낌을 살렸다. 더블 타이틀 곡 ‘키스 키스 키스’와 ‘장미’는 화요비의 아기자기한 시도가 돋보인다. 특히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키스 키스 키스’는 화요비의 연인이자 남성듀오 언터쳐블 래퍼인 슬리피(25)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따뜻한 분위기를 더한다. 화요비는 지난해 10월 언터쳐블 싱글 ‘잇츠 오케이’에 피처링 가수로 참여한 이후 올해 1월부터 슬리피와 연인사이가 됐다.

두 사람은 ‘키스 키스 키스’ 뮤직비디오에서도 남녀주인공으로 출연해 실제 데이트를 방불케 하는 애정을 과시했다는 후문이다. 화요비는 지난달 15일 MBC ‘쇼! 음악중심’에서 슬리피로부터 볼 키스를 받아 시청자의 부러움을 샀다. 화요비는 데뷔 후 스캔들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조용하게 사랑하는 타입이었다. 그런데 현재 사랑 방식은 기존과 다르다. 슬리피와의 열애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배경이 궁금했다.

“과거에는 몰래 숨어서 만났죠. 그런데 어느 날 뒤돌아보니 숨어서 연애하는 제 자신이 마치 죄인처럼 느껴졌어요. ‘왜 내가 가슴 졸이면서 사랑을 해야 하나’ 회의가 들더라고요. 그래서 사랑 앞에 당당해지기로 결심했어요. 공개 연애를 하고 나니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자유롭게 연애할 수 있어서 편해요(웃음).”

화요비는 슬리피에 대해 영혼이 교감하는 ‘소울메이트’라고 표현했다. 단순한 연인 사이를 뛰어넘어 뮤지션으로서 지향하는 목표가 비슷하기 때문이란다. “영혼의 동반자를 만난 느낌”이라며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예를 들어 흑인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도 종류와 스타일이 워낙 다양해 취향이 다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우린 굉장히 비슷해요. 사회 비판적이고 무게감 있는 흑인 음악만 골라듣거든요(웃음). 제가 ‘이 노래 좋지?’ 라고 물으면 슬리피는 곧바로 ‘와 나랑 똑같네’ 하면서 물 흐르듯 대화가 이어져요.”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화요비와 슬리피의 인연은 조금 특별해 보인다. 조심스럽게 “결혼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만난 지 8개월 밖에 안 되어서 결혼을 운운하기엔 이른 것 같아요. 물론 슬리피는 좋은 친구이지만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해요.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종종 말씀드렸는데 제가 결혼을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거든요. 인생의 목표가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랍니다(웃음). 차근차근 준비해서 후회 없는 결혼 생활을 하고 싶어요. 마음씨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은 남자라면 좋겠어요. 호호.”

사랑을 하면 용기가 생긴다고 했던가. 열애 공개로 한층 당당해진 화요비. 그의 경쾌한 음악이 가요계에서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 지 기대해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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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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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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