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박 대통령은 시계를 왜 보냈을까. 단순하게는 추석 선물로 볼 수 있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께서 여야 대표들과 3자 회담을 하러 국회에 오셨을 때 시계를 준비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휴가 끝나고 바로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해석은 좀 더 복잡하다. 청와대는 취임 초기 시계를 만들지 않다가 지난 광복절 때 처음으로 선물용 시계를 제작했다. 당시 청와대는 “대통령 시계는 수요가 있을 때마다 거기에 맞춰 제작하는 방식이며 수량에 대한 관리도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 주관 행사에 초청된 사람에게만 준다고도 했다.
때문에 “시계 선물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정기 국회 격려용’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기 국회가 본격화됐으니 그동안 밀린 법안을 열심히 통과시켜 달라”는 박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께서 특별한 명목 없이 3자 회담 다음날 여당 의원들에게 보내셨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시계를 보내지 않은 이유를 묻자 “좋아하지 않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의 시계 선물 소식을 들은 민주당 관계자는 “권위주의적인 냄새가 난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