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무라 야스히사(川村泰久)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10일 발표한 담화에서 “이 안건은 일·중 간에 견해 차이가 있음에도 중국의 일방적 주장에 따라 신청된 것이며, 완전성과 진정성에 문제가 분명히 있다”며 “이것이 기록유산으로 등록된 것은 중립적이고 공평해야 할 국제기구로서 문제가 되는 일이기에 극도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견해 차이’는 주로 난징 대학살의 중국인 희생자 수에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30만 명 이상3이라고 주장해온 반면 일본 정부는 ’30만 명은 과장됐다‘는 인식 아래 “여러 설이 있어 특정할 수 없다”라고 맞서왔다.
담화는 또 "유네스코의 사업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제도 개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가 거론한 '제도 개혁'은 보전 필요성만을 검토하고 자료 내용이 역사적으로 옳은지는 판단 대상으로 삼지 않는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심사 기준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또 베이징(北京)의 주중 일본대사관은 이날 중국 외교부에 "유네스코라는 장(場)을 쓸데없이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항의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기자와의 문답' 형식의 성명에서 난징 대학살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환영한다"고 밝히고, 이 소중한 문헌들이 앞으로 보호되고 널리 전파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 문헌은 역사, 평화, 미래 개척, 인류 존엄 수호 등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난징 대학살 문건은 일본 군대가 중일전쟁의 와중인 1937년 12월 난징을 점령한 이후 6주간 난징 시민과 무장해제된 중국 군인들을 학살한 사실과 1945년 이후 전쟁 범죄자의 재판 관련 기록물을 아우른다.
중국 정부는 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자료에 난징대학살 당시 30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는 난징군사법정의 자료를 포함했다. 일본은 이 숫자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중국 측에 등재 신청 취소를 요구하고 항의해왔다.
일본 우파 일각에서는 난징 대학살 자료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인 일본의 유네스코 분담금을 끊거나 줄여야 한다는 격한 주장까지 나왔다.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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