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경찰서는 11일 박모(44)씨로부터 30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하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하씨는 작년 11월 “강남에 빌딩을 갖고 있는데 건물에 붙은 세금 5000만원이 밀려서 그러니 임대료가 들어오면 곧 갚겠다”며 박씨에게 3000만원만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씨는 선(先) 이자로 60만원을 제외한 2940만원을 하씨에게 건넸으나 이후 하씨는 “곧 갚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변제 기일을 미뤘다.
8개월여동안 돈을 받지 못한 박씨는 올해 7월 하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하씨는 경찰 출석 역시 미루다 지난달 말에서야 경찰서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조사결과 하씨는 돈을 빌릴 때 박씨에게 말한 빌딩을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예전에 빌딩을 소유한 적은 있지만 2년여 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씨는 경찰 조사에서 “현재 월수입이 2000만원이 넘지만, 워낙 부채가 많아서 돈을 갚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한 스포츠 케이블 채널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하씨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하씨는 지난 5월 SBS 라디오에 출연, 실직으로 인해 찾아온 위기를 가족애로 극복한 한 가장의 사연을 듣고 “가족도 모르는 이야기다. 4년 전, 정말 믿었던 사람에게 40억이라는 돈을 날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매일 웃으면서 방송을 했지만, 대출이자 걱정에 하루하루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갔었다”며 “너무 힘들었지만, 손녀딸들에게 좋은 할아버지로 남기 위해 더욱 열심히 뛰었고 이제 빚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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