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행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해 오는 10월 말까지 운영한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유류세 탄력세율 운용 방안을 17일 확정·발표했다. 현재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ℓ)당 615원이다. 인하 전 탄력세율(820원)과 비교하면 리터당 205원 낮다.
경유와 LPG 부탄에 대해서는 현행 유류세 37% 인하 조치를 그대로 이어간다. 경유는 리터당 369원(212원 인하), LPG 부탄은 리터당 130원(73원 인하)의 유류세가 유지된다.
정부는 당초 세수 상황 등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기존 인하 조치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이달 들어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어섰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734원, 경유는 1601원을 기록 중이다.
정부는 다만 현재 유가 오름세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연장 기간을 2개월로 잡았다. 이후 유가가 다시 내리면 탄력세율 축소·폐지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재부는 “최근 국내외 유류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 경감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 달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고 난 뒤 10월 중 국제 유가 동향을 살펴보고 추가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및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각각 입법예고하고 관계부처 협의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9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도 국제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월간 석유시장보고서를 통해 6월 석유 수요가 하루 1억30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추가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