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문경 돌리네 습지’를 한국을 대표하는 생태계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람사르습지’는 지형·지질학적으로 희귀하거나, 생물 서식처로서 보전 가치가 높아 국제적으로 보전의 필요성이 높은 습지다.
우리나라는 인제 대암산용늪, 창녕 우포늪, 순천만 등 24개소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됐다.
6일 경북도에 따르면 문경시는 2020년부터 문경 돌리네 습지의 생태·지질학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증받기 위해 람사르습지 등록을 준비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7월 람사르사무국에 람사르습지 등록을 신청했고, 람사르사무국의 심사를 거쳐 지난 2일 등록이 최종 확정됐다.
문경시 산북면 우곡리 일원에 0.494㎢(49.4헥타르)규모로 형성된 ‘문경 돌리네 습지’는 물이 고이기 힘든 돌리네 지형에 습지가 형성돼 세계적으로 희귀하다.
‘돌리네(doline)’는 학술용어로서 석회암지대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지하수 등에 용해돼 형성한 접시모양의 웅덩이(와지)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지형은 빗물 등이 배수가 잘 돼 물이 고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문경 돌리네습지는 웅덩이를 형성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이런 까닭에 문경돌리네습지에는 원앙, 소쩍새 등 천연기념물과 수달, 담비, 삵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포함 932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면서 생태계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보전 가치가 높아 환경부는 2017년부터 이곳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6월에는 국가지질공원 후보지로 선정돼 올해 말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목표로 지질명소 해설프로그램 운영, 홍보, 탐방 기반 시설 확충 등 인증 필수 요건을 마련 중이다.
지난해 9월에는 세계 람사르습지 도시 후보지에 선정돼 2025년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열리는 제15차 람사르총회의 최종 인증을 앞두고 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환경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돼 체류형 생태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비 지원 기반을 마련하는 등 세계적인 명품 생태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갖췄다.
여기에 더해 경북도가 도내 최초 람사르습지 등록을 계기로 생태관광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생태관광 자원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 문경 돌리네 습지 탐방지원센터를 차질 없이 조성해 관광객들에게 자연을 느끼며 쉴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센터는 습지의 사계절과 생동감 있는 습지 생물을 연출하는 파노라마 전시실, VR·AR영상 체험 시설, 카페, 야외정원 등이 조성된다.
경북도는 문경 돌리네 습지뿐 만 아니라 2011년 국내 논습지 중 최초로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상주 공검지를 생태관광 명소화로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생태적으로 보전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영양 장구메기 습지는 올해 상반기 중 환경부로부터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받는 것을 목표로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경북도 조현애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습지는 생물 다양성의 근원지로써 교육·문화·관광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관광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경북이 생태관광 거점이 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