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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성어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중·미 관계가 단적으로 압축된 말이다.
클린턴 장관이 21일 양제츠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진데 이어 원자바오 총리 및 후진타오 주석을 잇따라 예방하면서 나눈 모든 대화는 동주공제에 근거해서 이뤄졌다.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두 나라가 힘을 합쳐 위기에 공동 대응하자며 협력 필요성과 관계발전에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먼저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양제츠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글로벌 경제위기 대응과 기후변화 문제 등 협력가능성이 큰 의제를 주요 이슈로 다뤘다. 대만과 티베트 문제, 인권문제 등도 광범위하게 논의했지만 의견이 대립하는 세부적인 부분까지는 들어가지 않았다.
클린턴 장관은 위안화 평가절상 및 무역불균형 해소 촉구 등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현 상황에서 미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미국 국채의 계속 매입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화답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두 나라가 공통된 관심사는 앞에 두고 견해차가 뚜렷한 문제는 뒤로 미루는 이른바 ‘구동존이(求同存異)’ 전략을 썼다는 평가다.
양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이 오는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의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하는 등 관계발전 방향에만 주로 대화의 초점을 맞췄다. 또 부시 행정부 시절 유지돼 온 전략경제대화 등 양국 간 대화채널도 계속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북핵 6자회담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등 동북아 정세의 긴장국면 해소를 위해 협력하자는데도 동의했다.
특히 클린턴 장관과 원자바오 총리와의 회동에서는 동주공제가 구체적으로 인용되면서 양국간 상생 필요성이 집중 부각됐다. 후 주석도 클린턴 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금융위기 등 전세계적인 문제가 드러나는 상황에서 미국과 함께 기회를 잡고 도전에 공동 대응하는 등 양국 관계를 심화발전 시키는 것이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22일 오전 하이뎬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뒤 중국 여성계 대표들과 면담하고 귀국길에 올랐다.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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