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성 잉탄에 사는 자오씨(23)는 성이 ‘자오(趙)’고 이름은 영어 알파벳 ‘C’다. 그는 지난해 1월 새로운 신분증을 만들기 위해 지역 공안국에 들렸다 황당한 일을 당했다. 23년동안 사용해온 ‘趙C’란 성명으론 새 신분증을 만들수 없으니 영자 이름 C를 바꾸라고 했던 것.
그러자 자오씨 아버지 자오즈룽은 지역 공안국을 상대로 인민법원에 소송을 냈다. 출생 신고 당시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고 기존 신분증도 趙C란 성명을 사용해왔는데 갑자기 이름을 바꾸라는 것은 명백히 성명 결정권을 침범한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자오즈룽은 차이나(중국)의 영문 시작 알파벳이 C인 점과 영어를 잘 하라는 의미에서 아들의 이름을 C로 정했다고 한다.
법원은 지난해 6월 자오즈룽의 손을 들어줬다. 공안국은 이에 불복해 상소했다가 지난 26일 잘못을 인정하고 기존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오즈룽이 “ 전국의 인구 정보사항 중 영문도 쓸 수 있도록 고치려면 국가적으로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개인권리를 포기하고 이름을 바꾸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건은 인터넷 등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개인의 성명결정권은 당연히 존중돼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한자를 버리고 외국의 것을 숭배하다니 중국인 될 자격이 없다”는 등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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