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검찰이 15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유착 의혹이 제기된 민유태 전주지검장을 전격 소환조사한 것은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해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검찰 고위간부도 불법 정황이 드러나면 예외 없이 수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수사를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것이다.
민 지검장은 특히 지난해 임채진 검찰총장의 직속 참모로서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을 지낸 데다 이번 수사를 지휘하는 이인규 중수부장과 사법시험 동기다. 그를 가장 먼저 소환조사함으로써 조만간 수사대상이 될 권력기관의 반발을 무마해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내주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정치인 및 지방자치단체장은 물론 국가정보원, 경찰, 국세청 등 타 권력기관 간부들도 줄줄이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벌써부터 경찰고위간부 출신인 A씨, 국정원 지방지부장, 국세청 간부, 언론계 유력인사 등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언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는 한점도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면서 “검찰이 자기식구만 감싼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 지검장의 소환조사가 형사처벌로 이어질 지는 확실치 않다. 민 지검장은 1990년 박 전 회장이 마약을 복용한 혐의로 체포됐을 때 수사검사와 피의자 관계로 알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은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면서 검사와 후원자의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 지검장이 받은 액수가 1만달러 정도에 불과하고 직무관련성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민 지검장이 박 전 회장으로부터 검찰 수사 무마를 청탁받거나 박 전 회장 측에 수사 관련 정보를 유출한 사실 등이 드러나지 않는 한 뇌물수수 혐의 적용은 쉽지 않다. 사법처리가 힘들 경우 법무부로 이관해 부적적할 금품을 받은 책임을 물어 중징계 하거나 사표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될 수 있다. 이 경우 사실 여부와 별개로 검찰은 ‘제식구 감싸기’나 ‘봐주기 수사’라는 비난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검찰도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고 있는 만큼 외부 인사보다 더 가혹하게 수사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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