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총장 또 다시 사표 왜?… 천신일 회장 영장기각 수사 마무리 명분도 없어져

임채진 총장 또 다시 사표 왜?… 천신일 회장 영장기각 수사 마무리 명분도 없어져

기사승인 2009-06-03 23:27:00
[쿠키 사회] 임채진 검찰총장이 '진심으로 국민들에게 사죄드린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다시 사표를 제출했다. 청와대는 사표 수리를 미룬 채 만류에 나섰지만 되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천 회장 영장 기각이 결정타?

임 총장의 퇴진은 시기가 문제일 뿐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 임 총장은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김경한 법무부 장관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 자신을 임명한 전직 대통령이 숨지는 초유의 사태를 바라보면서 평상심을 이어가기 힘들 정도로 인간적인 고뇌가 컸던 게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사태 수습이 먼저’라는 이유로 사표가 반려되는 바람에 총장직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야당은 물론 여당과 청와대 일각에서도 검찰 책임론이 제기되고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마무리한 뒤 총장직에서 물러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2일 천신일 세중나모 여행 회장에 대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일정 자체가 어긋나버려 '수사 마무리'를 명문으로 자리를 지키기가 힘들어졌다. 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 구속과 정치인에 대한 수사 등을 마무리하는데 보름정도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천 회장 영장이 기각되자 본인이 물러나기 전에 마무리 짓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사표를 제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사팀 사표로 이어지나

임 총장이 청와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표를 제출한 만큼 수사를 담당한 수사팀도 잇따라 사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경한 법무부장관 역시 검찰지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정길 청와대 비서실장에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다.

수사팀을 이끌었던 이인규 중수부장과 홍만표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1과장도 사표제출이 불가피한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에 의해 고발까지 당한 상황이어서 설사 사표를 내지 않더라도 인사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다. 이 경우 이번 수사의 마무리는 새 수사팀에서 맡을 가능성이 높다.

임 총장 후임은

임 총장이 사의를 굽히지 않고 있는 만큼 사표가 다시 반려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따라서 조만간 후임 총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다만 후임총장을 곧바로 임명하지 않고 문성우 대검 차장이 직무대행으로 검찰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문 차장은 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오후에 곧바로 간부회의를 소집해 내부 동요를 막는 모습이었다.

법조계에서는 후임 총장으로 내부인사를 기용하기 보다 외부인사를 임명해 검찰개편을 시도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검찰 간부 출신인 김주덕 변호사는 “검찰을 견제하는 미국의 선진 사법제도를 벤치마킹하는 등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위기의 검찰을 이끌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과 확고한 소신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김경택 기자
parti98@kmib.co.kr
송세영 기자
parti98@kmib.co.kr
송세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