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양벌규정 담은 법률 무더기 위헌결정

헌재,양벌규정 담은 법률 무더기 위헌결정

기사승인 2009-07-30 16:38:01
[쿠키 사회] #1. 경기 인천 가좌동의 한 일반음식점 종업원이던 박모씨는 2007년 8월 새벽 손님인 김모(당시 18세)군에게 소주 3병을 팔았다. 박씨는 김군이 청소년인지 몰랐지만 청소년보호법 위반혐의로 기소됐고 음식점 주인인 최모씨도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됐다.

#2. 화물차 운전자인 박모씨는 2007년 11월 경부고속도로 부산기점 270여㎞ 지점에서 과적차량으로 단속돼 벌금을 물게 됐다. 화물차를 소유한 Y사 역시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위법행위에 대해 행위자를 처벌하는 것 외에 그 업무의 주체인 법인이나 영업주도 함께 처벌토록 한 양벌규정이 포함된 법률에 대해 무더기 위헌결정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는 30일 양벌규정을 언급하고 있는 청소년보호법 54조를 포함해 모두 6건의 법률에 대해 책임주의에 어긋난다며 위헌결정을 내렸다. 위헌결정이 내려진 법률은 청소년보호법 54조,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 31조, 의료법 91조, 구 도로법 86조, 구 건설산업기본법 86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32조 등 6개다.

재판부는 “종업원이 업무와 관련해 위반행위를 한 경우 영업주가 비난받을 만한 행위가 있었는지와 관계없이 자동으로 처벌토록 규정한 것은 책임주의에 반한다”며 “관련 법률조항은 아무런 비난받을 만한 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다른 사람의 범죄행위를 이유로 처벌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헌재 결정에 따라 해당 법령조항은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이들 법 조항을 근거로 벌금형을 받은 업주나 법인은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게 될 경우 납부한 벌금도 돌려받을 수 있다.

헌재는 2007년 11월에도 양벌규정을 갖고 있는 보건범죄단속특별조치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었다. 양벌규정을 담고 있는 법률은 392개로 헌재 결정 후 70여개 법률은 면책규정을 두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법무부는 2007년 양벌규정에 의한 법인처벌 건수가 3만6929건, 벌금액 493억원에 달하며 양벌규정 개선에 따른 국민편의 증진효과가 연간 22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392개 양벌규정 개정, 151개 행정형벌의 과태료 전환 등을 골자로 한 ‘행정형벌 합리화 방안’을 보고했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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