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과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주인공이나 줄거리는 전혀 다르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파생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이 대표적인 예다.
보통은 영화, 드라마, 책 등에서 사용되는 말이지만 이제는 기업들도 오리지널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스핀오프를 선보이고 있다. 기업들의 스핀오프란 사내벤처를 말한다. 에프터 코로나 시대를 앞둔 현재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기업 내부에 독립된 사업팀인 사내벤처를 발굴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강원도 정선에 소재한 강원랜드도 2018년부터 사회공헌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사내벤처를 선정해 성과를 매년 평가하고 있다. 그 중 강원랜드 사내벤처 2기 목공예 사업팀 ‘우드리즘’이 2020년에 출범해 소셜벤처의 면모를 갖추며, 모기업과 지역사회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대패질이 덕질인 사람들의 재능기부
우드리즘은 2015년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강원랜드 사내 목공동호회로 출발했다. 강원랜드 직원 김봉회 과장 등의 동호회원들은 책상을 제작해 지역 아이들에게 기증하는 ‘꿈나무 지원 프로젝트’ 등 취미와 봉사를 병행할 수 있는 활동을 이어갔다.
우드리즘은 이같은 지역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다 2020년 강원랜드 사내벤처 2기 모집에 지원해 정식 사내벤처로 선발됐다.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사내벤처 공모 심사위원단은 수제 목제품 판매를 통한 영업이익과 더불어 목공 기술 전수 같은 지역사회공헌 가능성을 인정해 우드리즘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목공 재능기부에서 사회공헌 사업으로 발돋움
정식 사내벤처로 재탄생한 우드리즘은 목공체험 공방 운영 및 목공 교육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이어나갔다.
그 중 하나는 행정안전부 주관 청년공동체 활동 지원사업이다. 우드리즘은 태백시와 협약을 맺고 해당 사업 기획에 공동 참여해 선발되었다. 청년공동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 메이커(만들기) 체험교육 활동을 진행했다. 우드리즘은 직접 창업시킨 목공 강사들과 지역에서 활동 중인 목공 강사들을 모집해 메이커 체험교육을 주도했다. 그 결과 총 1,025명의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이 1일 3시간씩 총 68회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강원랜드의 폐광지역 기부금을 통해 진행되는 ‘태백 도시재생 플러스’ 사업이다. 우드리즘은 해당 사업의 공간구축 및 교육 기획자로 참여하여 태백주민과 청년, 목공강사를 모집해 ‘탄탄집수리지원단’을 육성했다. 우드리즘으로부터 기술지원을 받은 탄탄집수리지원단은 지난해 3월부터 ‘태백시 황지동 도시재생 뉴딜 예비사업’ 기획에 참여했다. 공유주방과 북카페 구축 등 실내 인테리어 작업에 참여해 태백시 황지동의 본사업비 확보에 기여했다.
또한 우드리즘은 강원랜드 희망재단, 태백시와 함께 고용노동부 주관 ‘지역산업맞춤형일자리 지원사업’에 선발돼 1억 3천만원의 공모사업비를 확보했다. 우드리즘은 이를 활용하여 지난해 7월부터 약 5개월간 28명의 지역청년을 대상으로 아트디자인 목공 교육을 진행했다. 그 결과 9명이 취업에 성공하고 3명이 공동창업을 하는 성과를 냈다.
▲꾸준한 지역상생 활동, 각종 수상으로 이어져
강원랜드 사내벤처 우드리즘의 활동 성과는 수상으로 이어졌다. 강원랜드와 우드리즘, 태백시 주민들이 함께한 탄탄집수리지원단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주관해 전국 도시재생 우수사례를 발표하는 ‘도시재생 한마당’에서 1위로 뽑혀 민관협력 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3월부터 직접 구축한 공간에서 목공자격증 및 집 수리법을 교육하고 창업팀을 발굴 및 육성하는 ‘태백시 도시재생 플러스’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한 결과였다.
또한 우드리즘은 지난해 10월 ‘2021 대한민국 도시재생 산업박람회’에서 현장평가 민간부문 행정안전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해당 박람회에서 도시재생형 나무로 제작한 ‘아틀리에’라는 제품을 선보이며 공간구축, 교육체험, 창업육성 등의 도시재생 노력을 대내외로부터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우드리즘은 지난해 12월 태백시로부터 다양한 활동과 성과를 인정받아 ‘태백시 시정발전 유공포상’을 받았다. 또 같은 달 신용보증기금에서 주관한 ‘오픈 네스트(Open NEST) 200 기업’에 선정돼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적 사업모델을 통해 미래 신성장 산업을 선도할 것’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강원랜드 사내벤처 우드리즘 김봉회 대표는 “올해 캠핑에 감성을 더한 아틀리에 DIY 제품을 기획 중”이라며, “상반기에 시제품을 완성해 박람회 등에서 홍보 및 판매 활동을 하며 메이커(만들기) 문화 전파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랜드, 트렌디한 신사업 발굴로 지역상생 가치 실현
강원랜드는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직원들의 우수한 사업 아이디어를 선정해 육성하는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했다. 팀당 최대 1억 원의 사업 자금과 함께 외부 벤처 전문가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선발된 직원들은 신사업추진단 조직에 배치돼 선정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더불어 강원랜드는 상시 직원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신사업 아이템 발굴에 적극 나서는 한편, 기존 사내벤처의 성공적인 자리매김을 위해 제도 개선과 지원에 힘쓰고 있다.
강원랜드는 기존 리조트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다양한 사내벤처들을 통해 단계적으로 안정적인 사업 수익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여러 방면으로 뻗어있는 사내벤처들이 폐광지역 산업생태계를 선순환시키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선=김태식 기자 newsenv@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