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직속’ 신사업 추진 우리銀…횡령사고에 ‘공염불’ 위기

‘은행장 직속’ 신사업 추진 우리銀…횡령사고에 ‘공염불’ 위기

100억원 횡령사고, 금감원 현장검사 착수…내부통제 부실 중점 파악
은행 중징계 받을 경우 신사업 진출 불가…알뜰폰 사업 인가 여부 관심

기사승인 2024-06-14 06:00:06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에서 횡령사고가 재차 터졌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의 중징계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우리은행이 중징계를 받게될 경우 최근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들이 중단될 위기에 놓이게 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해서부경찰서는 김해 우리은행 한 지점에서 10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30대 직원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올 초부터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십여 차례에 걸쳐 대출금을 빼돌린 후 가상화폐와 해외 선물 등에 투자했다.

금융감독원은 12일부터 은행검사1국을 중심으로 우리은행 본점과 지점에 대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우리은행도 특별검사팀을 급파해 조사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거액 횡령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6월에는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소속 B씨가 은행이 관리 중이던 기업 출자전환주식과 대우일렉트로닉 매각 계약금을 총 8회에 걸쳐 약 700억원 가량 횡령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올해 1월 700억원 횡령 사고와 관련해 우리은행에 ‘기관경고’, 관련 직원들에게는 ‘정직’ 등에 준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우리은행이 하반기 알뜰폰 시장진입을 목표로 LG유플러스와 협업에 나섰다.   우리은행 제공

문제는 횡령 사고가 재차 터짐에 따라 우리은행이 또 다시 ‘중징계’를 받는 상황이다. 특히 중징계가 확정되면 신사업 진출이 불가능해 진다는 점이 우리은행에게 뼈아프게 다가온다.

현재 우리은행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관경고 조치를 받으면 회사는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다. 기관 제재는 인가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로 나뉘는데 기관경고 이상의 조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기관경고를 받은 금융사는 징계 시점부터 1년간 신규 사업에 진출하지 못한다.

특히 우리은행이 공들이고 있는 알뜰폰 사업이 불안한 상태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신사업 제휴 추진 부서에 알뜰폰 사업 전담 조직을 꾸렸고, 올해 들어선 인력도 채용한 상황이다. 금융위의 인가만 받으면 하반기부터 알뜰폰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관건은 제재 시점이다. 제재 확정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실 제재 시점은 내년이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3일 “금융사고가 발생해서 이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려면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알뜰폰 사업의 경우 정부가 은행들에게 참가를 장려하고 있고 우리은행은 인가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우리은행의 신규 사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알뜰폰 이후의 우리은행 신사업 진출은 ‘불투명’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조병규 은행장 직속으로 신사업추진위원회를 설립하면서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신사업추진위원회가 출범 1개월만에 좌초될 위기에 놓인 상황이 된 셈이다.

우리은행에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13일 “철저히 조사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고 내부 통제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알뜰폰 사업 부문의 경우 금융당국이 비금융 사업 부문서 장려하고 있어 인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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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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