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근로장학생 ‘별따기’…대기자만 100명

대학 근로장학생 ‘별따기’…대기자만 100명

기사승인 2009-02-04 17:43:03

[쿠키 사회] 중앙대 영상학과에 재학중인 박모(25·여)씨는 지난 학기 교내 근로장학생 모집에 지원했지만 탈락했다. 200여명을 뽑는 근로장학생에 800여명이 지원해 다음 학기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박씨는 “공강시간을 이용해 하루 2시간 정도만 할애해도 30만원 정도 용돈을 벌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지원했다”며 “하지만 대기자만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고 아쉬워했다.

불황은 학교 도서관, 과 사무실 등에서 일하면서 보수를 받는 ‘근로장학생’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일할 기회를 주고 보수를 지급해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는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품귀현상이 심각하다.

서울시립대 경영학과에 다니는 이모(26)씨 역시 군 제대 후 훌쩍 오른 등록금 때문에 근로장학생을 신청했지만 지원률이 워낙 높아 지난 2학기 모집에서 떨어졌다. 이씨는 학교 인근 호프집에서 시간당 4000원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이씨는 “같은 시급을 받고 일한다면 학교가 훨씬 편하고 학업에 크게 지장도 되지 않을 것 같아 지원했다”면서 “하지만 경기 탓인지 경쟁률이 워낙 높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시립대는 학기당 600여명의 학생에게 교내 인턴장학금과 직장 인턴장학금을 주는 근로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1개월에 40시간 정도 교내 자판기 관리나 주차장 관리 업무를 보조하고 20여만원의 용돈을 번다. 학교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 대부분의 대학에서 근로장학생 신청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명지대는 학기당 120여명의 학생을 선발하지만 지난 학기 지원자가 500명을 넘었다. 계명대는 높은 경쟁률로 탈락한 학생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방학기간 근로장학생을 따로 뽑았다.

정부는 올해 근로장학금 규모를 지난해 80억원보다 13배 증가한 1095억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까지는 전문대학만 지원했으나 올해부터는 4년제 대학에도 예산 825억원을 투입하는 등 지원을 늘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재학생 수와 등록금 인상률을 반영해 대학별로 지원액을 확정키로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연세대, 서울대, 시립대가 각각 10억원, 8억원, 5억원 정도를 지원받는다”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대학생의 관심이 높아져 정부 지원도 늘리게 됐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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