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상해 교통사고, 보험가입 이유로 형사책임 면제 ‘위헌’”

“중상해 교통사고, 보험가입 이유로 형사책임 면제 ‘위헌’”

기사승인 2009-02-26 21: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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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종합보험 등에 가입한 경우 중앙선 침범 등 10대 중과실이나 뺑소니에 해당되지 않으면 교통사고를 내도 형사책임을 면해주던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해당 조항은 즉시 효력을 상실함에 따라 앞으로는 교통사고로 중상해를 입히고도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경찰은 당분간 관련 사건의 송치를 보류하고 법무부와 협의해 중상해의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6일 조모씨 등이 "종합보험 가입자 등에 대해 특례를 적용해 형사처벌을 면해주도록 규정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4조1항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에게 중상해를 입혔는데도 종합보험 등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뺑소니나 10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 한 무조건 면책토록 한 것은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과 평등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해당 조항은 교통사고의 신속한 처리와 전과자의 양산 방지라는 공익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교통사고율이 선진국보다 높고 해당 조항 때문에 안전운전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할 수 있는 점과 중상해를 입히고도 사고처리를 보험사에 맡겨버리는 풍조 등을 감안하면 기본권 침해의 측면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형기, 조대현 재판관은 합헌 의견을 내고 "해당 조항은 중대 과실이 아닌 경우 형사처벌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며 "다수 의견처럼 처벌 범위를 확대하면 피해자가 처벌을 빌미로 더 많은 배상을 얻기 위해 가해 운전자를 압박하는 등 또 다른 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생이던 조씨는 2004년 9월 서울 도곡동 T아파트 앞 도로를 건너다 이모씨가 몰던 승용차에 부딪혀 12주의 부상을 입었다. 조씨는 심각한 뇌손상으로 안면마비가 오는 등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게 됐고 결국 학업마저 중단했다. 하지만 검찰이 가해자인 이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조항을 들어 '공소권없음' 결정을 내리자 2005년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혼란이 없도록 헌재의 위헌 결정 취지에 따라 관련 규정을 신속히 정비할 방침"이라며 "입법을 새로 해야 하는지, 실무적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으로 충분한지는 법률 검토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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