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시위대 주말집회서 경찰 11명 집단 폭행

용산 시위대 주말집회서 경찰 11명 집단 폭행

기사승인 2009-03-08 21:51:01


[쿠키 사회] 지난 주말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참사 추모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관 16명을 폭행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한 경찰관이 빼앗긴 지갑에 들어있던 신용카드가 무단 사용됐다.

△시위대 추정 50대,경찰 신용카드 빼앗아 물품 구입=8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7일 오후 9시20분쯤 추모집회를 마치고 이동하던 시위대 200여명이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과 종로5가역 사이 길거리 등에서 이 경찰서 최문용(52) 정보과장과 박모(36) 경사, 의경 등 11명을 집단폭행했다.

시위대는 먼저 오후 9시15분쯤 1호선 동대문역 안에서 사복 차림의 박 경사를 폭행했다. 역 밖으로 나온 시위대는 종로 5가 방면으로 가두행진을 벌이던 중 박 경사를 다시 발견하자 이번에는 무전기와 지갑을 빼앗았고 경찰 60여명과 몸싸움을 벌이다 최 과장 등 10명을 폭행했다.

이로부터 몇분 뒤인 오후 9시21분쯤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박 경사의 지갑 안에 있던 신용카드로 동대문역 3번 출구 앞 의류매장에서 15만4000원 상당의 의류를, 오후 9시23분쯤 50m 떨어진 편의점에서 2만5000원짜리 담배 한 보루를 구입했다. 경찰은 편의점 등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이 남성이 동대문역에서 하차한 점 등을 들어 시위대 일원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시위대는 이어 당산동으로 이동해 유통상가 앞 도로를 점거한 뒤 강제해산됐다. 이 과정에서도 서울청 기동대 강모(42) 경사 등 2명이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했다. 앞서 오후 8시45분쯤 서울역 인근에서 서울청 기동대 황모 경장 등 3명이 시위대에 폭행당하기도 했다.

주상용 서울청장은 이날 경찰병원을 방문해 부상 경찰을 위로하고 "이번 사건은 법치국가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엄정한 사법처리 방침을 밝혔다.

△경찰,폭행 사건 과장 논란도=하지만 경찰관들의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고, 집중적으로 구타당하는 장면의 CCTV 등 물증이 없어 경찰이 사건을 과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당시 서울대병원과 경찰병원 등으로 옮겨진 혜화서 경찰 11명은 대부분 타박상과 열상 등의 가벼운 진단을 받고 전원 귀가했다.

또한 경찰이 공개한 사진에는 남성 1명이 경찰 4∼5명을 상대로 종이를 휘두르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있는데, 이것 만으로 사건을 집단 폭행이라고 단정짓기엔 무리가 있다. 경찰은 11명이 시위대에게 폭행당하는 CCTV는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용산철거민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측은 "경찰은 사건의 전말을 왜곡하고 있다"며 "사복형사들이 무단으로 시민들의 통행을 막아섰고 평화시위 과정에서 10여명의 시민들도 경찰의 폭행으로 다쳤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조국현 기자
ahjin82@kmib.co.kr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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