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는 지난 2월 본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박지숙 교수(서울교대 미술교육학과), 신중덕 교수(한남대 회화과) 등 타대학 교수 2명의 박사학위를 취소하기로 최종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모씨의 학위도 취소됐다.
홍대 관계자는 “지난해 표절 의혹을 받았던 현직 교수들에 대한 대학원위원회가 열려 박사학위를 취소키로 했다”며 “총장의 최종 결정이 늦어져 최근 해당자에게 이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홍대가 잇따른 미대 교수 비리로 비난을 받자 파격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논문 표절 의혹은 지난해 5월 이두식 홍대 미대 교수의 논문 표절을 고발했던 시민단체 ‘예술과 시민사회’가 처음 제기했다. 박 교수는 2002년에 제출한 논문 ‘1980년대 회화에 있어서 유기 이미지와 그 형상화에 관한 연구’에서 정모씨의 조지아 오키프 관련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박 교수는 자신의 논문 73쪽에서 정씨의 논문의 틀린 맞춤법까지 베꼈다.
신 교수는 2004년 발표한 논문 ‘현대회화에 있어서 생물 형태적 이미지와 그 형상성에 관한 연구’ 32쪽에서 황모씨의 석사 논문 24∼26쪽을 베끼는 등 총 17편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대학원 측은 박 교수 등에게 학위 취소 결정을 통보하면서 논문을 재심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해당자들은 1년 안에 미술대학원에 재등록해 논문에서 표절로 확인된 부분을 수정한 뒤 지도교수의 동의 아래 다시 평가받을 수 있다. 박 교수는 학교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도교수를 정하고 논문을 다시 쓰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들이 소속된 대학들은 해당 교수의 신분 유지 여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사학위를 받은 뒤인 2005년 박 교수를 채용한 서울교대 측은 “교수 채용시 박사학위를 요구한 경우에는 문제가 돼 교수직이 해약된다”면서도 “예체능계는 박사학위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본보는 박 교수와 수차례 전화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한남대는 “전례와 관련 학칙이 없어 회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신 교수는 “정교수로 임용된 이후에 쓴 논문이라 문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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