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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지난달 29일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 대사의 관저 ‘하비브 하우스’에서는 소장 미술품에 대한 언론 설명회가 있었다. 미 국무부의 ‘아트 인 앰버시(Art in Ambassy)’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 1년간 준비한 한국인 또는 재미교포 작가들의 작품을 스티븐스 대사가 직접 기자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이 자리에는 소수의 선별된 언론사 기자들만 초청됐다. 종합지와 경제지를 통틀어 중앙일간지들 가운데 5곳만 초청된 것이다. 여기에 통신사가 한 곳 포함됐다. 그 외 다른 중앙언론사는 모두 배제됐다. 평소 크고 작은 전시회를 취재하며 미술 전반을 담당하는 중앙일간지 기자는 15명 안팎이다. 이 정도 인원도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이 지극히 협소해서 그처럼 소수 인원만 골라 ‘낙점’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렇다면 미 대사관이 한국 언론, 나아가 한국 국민을 상대로 벌이는 문화 이벤트에 왜 특정 언론사는 초청하고 그 외 언론사는 배제했을까.
이에 대한 미 대사관 공보 담당 최성환씨의 설명이 가관이다. 그는 “지난해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 부인의 개인전 때 취재하고 관심을 보였던 기자들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개인전 때 대부분의 중앙언론사가 ‘취재하고 관심을 보여’ 적극 보도했다는 것은 인터넷만 검색해도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인데 이 무슨 뜬금없는 해명일까. 게다가 외부 행사장(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린 전임 대사 부인의 사적인 공예품 전시회와, 현 대사 관저의 공식 소장품 공개 사이에 도대체 무슨 연관성이 있기에 그 같은 선별 기준을 만들어 적용한다는 것인가. 나머지 언론사와 그 독자들에게는 미 대사관이 스스로 ‘양국 간 가교’라고까지 강조했던 소장품들을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대사관측이 겉으로 애써 내세우는 얼토당토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내심 자신들의 입맛에 꼭 맞는 신문사만 선별했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스티븐스 대사가 직접 언론사 선정 문제를 지시했을 것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그 휘하 직원들이 제멋대로 한국 언론 편 가르기 또는 길들이기를 시도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 스티븐스 대사는 이 같은 문제를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단순한 문화 행사에서마저 코드에 따라 한국 언론을 구별짓는 행태는 주재 대사관의 외교행위로서 대단히 부적절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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