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 위구르족 “한족이 탄압”―한족 “위구르족이 폭동”

[현지 인터뷰] 위구르족 “한족이 탄압”―한족 “위구르족이 폭동”

기사승인 2009-07-09 1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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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서 대규모 유혈시위가 발생한 이후 한족과 위구르족간 민족갈등은 심각한 상황이다. 평범한 한족 기사와 위구르족 상인·대학생 3명을 9일 인터뷰했다. 화를 당할까봐 사진촬영조차 거부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들은 같은 사안을 놓고 정반대의 생각을 드러냈다.

대규모 유혈시위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시내에서 양꼬치를 파는 위구르족 누이메메티씨(24)는 “한족에 의한 차별과 탄압 때문”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광둥성 한 공장에서 발생한 폭력사태 당시 위구르인 30여명이 한족으로부터 폭행당해 죽었다”며 “경찰은 이를 방치했다고 한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사망자가 2명이라는 공식발표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시내에서 자가용 영업을 하는 한족 쉬모씨(43)는 “해외에 있는 극단적 분리주의자들이 인터넷 등으로 선동해서 젊은 위구르인들이 폭도로 변해 폭동을 일으킨 것”이라고 정부 입장을 대변했다. 위구르인들이 정부를 믿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을 내세우기 위해 깡패처럼 폭력을 휘둘렀다는 주장이다.

누이메메티씨는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평등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구르인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얻기 힘들다”며 “막노동만 할 수 있을 뿐 한족들이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직업은 생각도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루무치 의과대 3년생인 위구르족 여대생(22)은 “위구르인들은 철저히 무시당한다”면서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을 잡을 때 차별을 받는 등 똑똑한 위구르인이 멍청한 한족보다 못하다”고 주장했다.

치유방법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을 보였다. 누이메메티씨는 “위구르족도 사람이다. 한족과 똑같이 먹고 입고 생활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도 안정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위구르인 여대생은 “정부가 소수민족을 차별하지 않고 공평하게 정책을 펴면 모든게 해결된다”며 “무시하고 기회를 안 주면서 반항한다고 탄압하면 대항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한족 쉬씨는 “위구르인들은 대학진학이나 취직 때 소수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혜택을 받는다”며 “정부가 그들에게 혜택을 주어선 안되며, 위구르인들도 같은 중국인으로서 정부를 믿고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루무치=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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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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