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 노선 변화 관측…핵실험·미사일 발사에 채찍

中, 대북 노선 변화 관측…핵실험·미사일 발사에 채찍

기사승인 2009-07-17 17:04:01
[쿠키 지구촌] 북한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가 예전같지 않다. 무조건 감싸기만 하던 예전의 관행에서 벗어나 필요할 땐 채찍을 들고 있다.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몰고온 동북아 안보 구도 변화,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 등이 대북 노선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가 16일(현지시간) 합의한 ‘5·5·2 제재조치’는 중국의 태도 변화가 없었으면 사실상 불가능했다. 미국과 일본이 제시한 당초 안보다 약화되긴 했지만 대북 봉쇄조치를 구체화하는 중국이 일조한 자체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지난 한 달 동안 구체적 합의 결정을 미루면서 결정 시한(7월 12일)을 며칠 넘기고, 제재 대상을 줄임으로써 북한에 다소나마 성의를 표시하는데 그쳤다.

중국이 구체적인 제재대상에, 게다가 처음으로 관련 인사를 지목한 목록에 합의해줬다는 것은 앞으로 구체적인 조치 이행에 최소한 무작정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북한으로서는 아주 곤혹스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태도 변화는 더 이상 북한 행동을 방치했다가는 동북아 안보 관리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에 이어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6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국제사회에 계속 도전해온 것도 중국의 태도변화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

베이징 한 외교소식통은 17일 “중국은 북한에 대해 전통적인 관계는 유지하면서도 추가도발 방지를 위해 채찍을 동시에 가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비록 중국이 북한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더라도 이번 합의로 중국이 북한에 보낸 메시지는 확실해 보인다. 더 이상 국제사회가 설정한 레드라인(한계선)을 이탈할 경우 도움을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북한은 중국에게 점점 계륵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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