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패권경쟁 속 국경회담 재개

중국·인도 패권경쟁 속 국경회담 재개

기사승인 2009-08-07 18:11:01

[쿠키 지구촌] 최근 군사력을 강화하면서 국경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7일부터 이틀간 인도 뉴델리에서 제13차 국경회담을 개최한다. 중국에서는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 인도에선 나라야난 국가안보보좌관이 회담에 나선다. 지난해 9월 제12차 회담 결렬 이후 근 1년만에 재개된 회담이다. 하지만 국경문제에 있어 시각차가 워낙 큰데다 아시아의 양대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두 나라가 군사력 증강과 함께 지역패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어 성과는 불투명하다.

강대 강으로 치닫는 무력경쟁

인도에서는 지난달 26일 만모한 싱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사상 최초로 자국산 핵잠수함 진수식을 갖고 시험운항을 실시했다. ‘아리한트’로 불리는 이 잠수함은 5500t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100명의 승무원과 어뢰 및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이로써 인도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에 이어 6번째 핵잠함 보유국이 됐다. 인도는 또 2025년까지 총 5척의 핵잠수함을 보유한 군사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미 핵잠수함 8척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을 겨낭한 것으로 대양해군을 지향하는 중국과 인도양 부근 해역 패권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다.

인도는 이에앞서 지난달 20일에는 미국과 최첨단 무기 구매를 위한 ‘사용자 감독 협의’를 체결했다. 인도는 300억달러를 투자해 다기능 전투기 126대를 비롯해 공대공 미사일, 조기경보기, 이지스 대공시스템 등을 구매할 예정이다. 인도 해군도 3척의 항공모함과 2척의 핵잠수함을 주문했다.

인도는 최근 중국과 국경지대에 6만명의 병력을 추가해 총 10만명의 병력배치를 완료했고 동부 국경에 추가로 포병사단을 배치했다. 또 최첨단 전투기 SU(수오이)-30MKI 4대를 중국 변경과 370㎞ 떨어진 기지에 배치했다. 인도 육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35개 사단중 10개 사단을 산악사단으로 편성했으며, 특히 이중 6개 사단은 동북부 고해발 지역에서 작전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도 55척의 잠수함을 보유한 부대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지스 호위함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공중경보기도 개발중이다. 지난 3월 항공모함 건조계획을 밝힌 중국은 2010년 첫 항공모함을 운영, 작전 능력을 증강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미얀마와 파키스탄 등에 항만시설 건설을 지원함으로써 향후 중국 해군의 교두보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호불신과 패권경쟁으로 회담 불투명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분쟁으로 전쟁을 벌인 이후 지금까지 국경선 획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양국은 2003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총 12차례 본격적인 국경회담을 가졌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중국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셀라를 포함해 동부 국경지대 9만㎢를 인도가 강제 점령하고 있다며 즉각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인도는 아크사이친을 비롯해 서부와 중부 국경지대 3만5000㎢를 중국이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회담에 앞서 6일 “양국 대표단이 국경회담에서 정치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도 이같은 기본입장에 변화가 없는 만큼 별다른 진전을 기대 하긴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상호불신이 크고 서로 군사력 강화를 통해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극적인 합의를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도는 그동안 끊임없이 ‘중국 위협론’을 제기해왔고, 중국은 인도가 미국을 등에 엎고 중국 봉쇄작전을 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다. 베이징=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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