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국 건설 60년…“잠자던 용이 비상을 시작했다”

신중국 건설 60년…“잠자던 용이 비상을 시작했다”

기사승인 2009-09-27 16:57:00

[쿠키 지구촌] 잠자던 용이 꿈틀거리더니 어느덧 무서운 기세로 비상을 시작했다.

신중국 건설 이후 지난 60년의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이다. 그야말로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면서 기다림)에서 대국굴기(大國堀起·대국으로 우뚝 솟음)의 변화다. 한때 중국과 자유 진영 국가들 사이에 가로놓인 장벽을 의미하는 ‘죽(竹)의 장막(帳幕)’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이후 국제 금융위기 속에서도 고도성장을 유지하면서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G2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10월 1일 건국 60주년을 앞두고 국제사회 리더로 우뚝 선 중국의 위상과 중국 내 변화, 향후 과제를 3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싣는다.

◇천안문 광장의 자부심:지난 26일 오후 베이징 천안문 광장. 건국 60주년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1949년 10월 1일 마오쩌둥이 천안문 성루에서 “중국인이여, 일어나라”며 신중국 건설을 선언한 이후 이 곳은 중국인들에게 건국의 상징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는 곳은 천안문 광장 국기게양대에서 자금성 입구를 바라보는 곳. 천안문 광장 오성국기와 마오쩌둥을 동시에 배경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광장에서 자금성쪽으로 카메라를 대고 렌즈를 쳐다보면 자금성 입구 한 가운데에 마오쩌둥의 대형 초상화가 나타나고, 그 좌우로 빨간 배경에 흰 글씨로 쓰인 ‘중국인민공화국만세’ ‘세계인민대단결만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중국인들은 마오쩌둥의 신중국 건국이후 세계 정치·경제의 중심이 된 중국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중국에서 요즘 가장 흥행하고 있는 영화가 홍색 블로버스터 ‘건국대업(建國大業)’, ‘부흥의 길’ 등이다. 베이징 시내 곳곳에는 ‘개혁·개방과 사회의주의 현대화의 위대한 승리’ 등 붉은 플래카드가 넘쳐난다.

중국인의 자부심은 중국이 국제사회 리더로 우뚝 서면서 한층 강화되고 있다. 최근 끝난 유엔총회와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 주석의 모든 언행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북핵 문제 등 주요 국제정치 및 외교에 있어 중국의 입김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중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고 말할 정도로 중국의 위상은 강화됐다.

◇중관춘의 역동성=지난 24일 오후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에서 가장 큰 하이룽전자 상가 입구. 중국 첨단과학기술 생산의 중심인 이곳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수만대의 자전거와 오토바이다. 곧바로 상가로 들어가자 이번엔 각종 컴퓨터를 비롯해 최첨단 전자제품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30여㎡ 밖에 안되는 1층 소형 컴퓨터 매장 점원은 “하루에도 수십대의 노트북이 팔려 나간다”고 말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상징되던 후진국 중국이 대변신하고 있는 오늘의 모습이다.

중국 최고의 국가급 과학기술생산개발지인 중관춘은 생동감이 넘쳤다. 전자상가 안에는 수많은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전자상가 밖 초고층 건물 사이 도로에는 자전거와 오토바이, 승용차의 흐름이 끊이질 않았다. 중관춘은 중국에서 인재와 정보자원이 가장 밀집된 지역으로 첨단과학기술 생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현재 중관춘과학원에는 레노보, 팡정 등 중국 유명 IT회사들은 물론 노키아, 아이비엠,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표적인 글로벌 첨단 과학기술기업 1만여개가 들어서 있다.

중국을 값싼 노동력에 의존한 개발도상국 정도로 보면 이제 큰 오산이다. 중관춘 뿐 아니라 개혁개방 1번지인 선전의 거리, 미래 성장동력인 톈진의 빈하이신구 등을 찾아가면 전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뻗어나가고 있는 중국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또 대지진 참사를 극복하고 엄청난 개발 붐이 일고 있는 쓰촨성을 비롯해 내륙 주요 도시를 찾아가면 13억2000만명의 꿈틀거리는 내수 폭발을 체험할 수 있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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