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과 선긋기… 민주당, 촛불집회 일단 “안 간다”

진보당과 선긋기… 민주당, 촛불집회 일단 “안 간다”

기사승인 2013-08-30 08:42:00
[쿠키 정치] 제1야당 민주당이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과 선 긋기에 나섰다. 장외투쟁을 시작한 이래 매주 참석했던 촛불집회도 일단 불참키로 했다. 진보당이 이번 국가정보원의 수사를 ‘촛불 탄압’으로 보고 ‘대선불복’ 쪽으로 공세를 전환하는 분위기라 자칫 종북 논란에 휘말릴 수 있는 까닭에서다.

김한길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주의 수호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깜짝 놀랐다.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충격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사실이라면 또 하나의 국기문란 사건으로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상황을 엄중히 지켜보겠다”던 신중 모드와는 확연히 달라진 기류다. 김 대표는 “국정원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불거진 사건이고 국기문란 사건의 당사자로 지탄받고 있는 국정원이 수사주체가 돼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추이를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진보당이 참가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당장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진보성향 시민단체 주도의 시위에도 당 차원에서는 불참키로 했다. 앞서 지난 14일 국정원을 규탄하는 집회에는 진보당 이정희 대표, 이석기 의원 등이 참석했었다. 한 중진 의원은 “기껏 국정원 개혁에 초점을 맞춰왔는데, 갑자기 종북세력이란 불통이 튈 수 있다”고 불참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김 대표가 노숙투쟁까지 선언한 마당에 동력을 잃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 때문인지 배재정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개혁 대상인 국정원이 하필이면 왜 지금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는지 곱게 바라보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진보당과 분당의 악연이 있는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도 상무위원회에서 “국정원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사상초유의 사태”라며 국정원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황우여 대표는 강원도 홍천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국회에서 일어났다. 사법당국이 엄정하고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마쳐 달라”고 주문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체제전복과 내란음모 혐의의 주동자라는 게 사실로 밝혀진다면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이 우리사회에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 있는지 여실히 드러내는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홍천=김동우 기자 ahjin82@kmib.co.kr
김상기 기자
ahjin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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