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는 지난 4월 국회에 입성한 뒤 다시 까르띠에 시계를 꺼내 찼었다. 그러다 요즘 다시 해당 시계가 사라졌다. 한 인사는 24일 “까르띠에 시계가 예물 시계라서 차려는 것 같은데 주변에서 계속 말리니까 요즘은 집에 놔두고 다니더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측근들의 조언에 공감하면서도 ‘세상 눈치’ 때문에 예물시계를 차지 못하는 현실에는 씁쓸해했다는 후문이다.
안 의원은 1800억원대 자산가다. 현금만 110여억원이다. 하지만 여느 부자들처럼 부를 불리는 수단이 되는 땅, 건물 등 부동산은 없다. 자가 주택도 없다. 그의 옷차림도 딱히 부자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특히 그의 바지를 보면 더욱 그렇다. 안 의원의 정장 바지 길이는 아주 짧다. 양말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걸을 때엔 찰랑거리기까지 해 민망할 정도다. 작은 키를 보완하기 위해 키높이 깔창을 구두 속에 넣고 다니다보니 바지 길이가 짧아진 것이다. 측근들이 “양복 좀 새로 맞추시라”고 핀잔을 줘도 안 의원은 “아직 멀쩡한데 꼭 사야 해요?”라며 되묻는다고 한다. 그런데 꼭 길이뿐만 아니라 양복들 대부분이 유행에 떨어지는 오래된 제품이고 구두 역시 5만원대 제품이 많다고 한다. 측근들은 그의 스타일에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소탈함이 ‘안철수 현상’을 만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